베트남노사 '근로시간 단축, 공휴일 3일 더 VS 부작용커 반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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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노사 '근로시간 단축, 공휴일 3일 더 VS 부작용커 반대' 갈등
  • 이희상 기자
  • 승인 2019.09.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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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총연맹, "근로자 건강 지키고 가족과 많은 시간 갖도록 충분한 휴식을"
- 기업계, "비용부담증가로 경쟁력 약화, 외국인투자유치에 걸림돌 우려"
근로시간 단축을 놓고 베트남 노사의 입장이 서로 맞서고있다. 노동계는 근로시간을 주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줄이고 공휴일도 3일 더 지정해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기업들은 비용부담 증가 등 부작용이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사진=cong thuong)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베트남 노동계와 기업이 근로시간을 둘러싸고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노동총연맹은 근로시간을 주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단축하고, 공휴일을 지금보다 3일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근로자들이 건강을 지키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도록 더 많은 휴식을 줘야하며 그래야 노동생산성도 올라간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은 물론 공휴일 추가지정에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고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며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등 경제에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업 대표들은 지난 16일 16일 노동법 개정초안을 놓고 하노이에서 열린 회의에서 연맹의 근로시간 단축 제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 노동계, 독립기념일 9월2일 다음 3일간 또는 1월2~3일과 가정의날 6월28일 공휴일로  

응오 주이 히에우(Ngo Duy Hieu) 노동총연맹 부위원장은 휴식이 노동자들에게 더 높은 능률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휴일을 추가하는 2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첫째안은 독립기념일인 9월2일에 이어 3일, 4일, 5일을 휴일로 지정해 4일간을 연휴로 지정토록 하는 방안이다. 전국 학교의 신학기 시작이 9월5일로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등교를 돕기 위해 하루 휴가를 내고 있는 만큼 독립기념일 공휴일에 이어 5일까지 휴일로 하자는 것이다.

두번째안 1월 2일과 3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신년휴일 3일 연휴로 하고, 6월28일 가정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이다.

연맹은 이같은 두가지 안을 오는 10월 국회에 제안하고, 의견수렴 과정에 있는 노동법 개정초안에 포함되도록 국회의 승인을 구할 예정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히에우 부위원장은 절대다수의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맹이 최근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약 1,300명 근로자중 81%가 주당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데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48시간(주 6일)의 근무시간을 유지하는 것을 선택한 응답자는 19%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주당 최대 5일 근로, 최대 하루반 휴무를 원했다.

◆기업계, '주당 근로시간 40~44시간 나라는 대부분 선진국들'

기업들은 노동계 제안에 대해 근로시간 단축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해당분야의 기업들은 생산량 확보를 위해 채용규모를 늘리거나 기계 및 설비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기업은 더 많은 부담을 지게 된다.

 빤 티 탄 쑤언(Pan Thi Thanh Xuan) 가죽신발가방협회 부회장은 “신발업체들은 신규직원을 10% 더 채용해야 하는데 인건비부담은 말할 것 없고 인력확보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고 부작용을 우려했다. 신발 및 가죽산업은 현재 50대 노동자를 채용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일만큼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더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쩐 티 란 안(Tran Thi Lan Anh)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경영활동국장은 주당 근로시간이 40~44시간인 나라는 대부분 선진국들이라고 말했다. VCCI가 베트남과 비슷한 사회경제적 조건의 동남아 10개국 모두 18개국에 대한 조사결과, 주 48시간 미만인 나라는 6개국인 반면 48시간은 11개국이었다. 특히 한국은 52시간이었다.

안 국장은 “현재 법정 근로시간은 48시간이지만 많은 기업들이 시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초과근무를 시키고 있는 실정"이라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기업들, 특히 수출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오 티 투 후옌(Dao Thi Thu Huyen) 재베트남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외국인투자자들은 다른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응웬 쑤언 즈엉(Nguyen Xuan Duong) 섬유방직협회 부회장은 “인근 국가들이 매년 600시간의 초과근무를 허용하고 말레이시아는 초과근무 제한 규정이 없는데 반해 베트남만 300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며 “외국인투자자들이 베트남에서 초과근무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생산시설을 다른 시장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 띠엔 록(Vu Tien Loc) VCCI 소장은 “경제성장이 주로 산업부문에 의존하는 국가는 노동경쟁력을 제고해야 하며, 이는 근로시간을 단축할 적절한 시기가 지금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정부 '양측입장 충분히 감안해 합리적인 제안 할 것'

국회와 정부의 입장은 신중하다.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감안해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일각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부이 시 러이(Bui Sy Loi) 국회 사회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은 “베트남 노동자의 생산성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근로시간을 지금 당장 단축해서는 안된다”며 “오히려 신발 및 섬유방직업계는 수출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근로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다오 응옥 융(Dao Ngoc Dung)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은 노동계와 기업계의 의견을 듣고 가장 합리적인 노동법 개정초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휴일을 늘리는 것에 대해 정부와 국회의 입장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지난 7월 노동보훈사회부는 7월27일인 ‘순국공로자 감사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자고 제안했지만, 그 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전쟁의 아픈 상처를 또 다시 상기시킬 필요는 없다는 국회의원들과 학자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이 제안은 채택되지 못했다.

베트남의 공식 공휴일은 새해(1월1일), 베트남 창시자 흥왕기념일(음력 3월10일), 통일기념일(4월30일), 노동자의 날(5월1일), 독립기념일(9월2일) 등과 설(뗏, Tet) 연휴 7~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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