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태문 박사의 VINA프리즘] (17) 코코넛 마을의 '공동체 비즈니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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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태문 박사의 VINA프리즘] (17) 코코넛 마을의 '공동체 비즈니스'(하)
  • 석태문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농업경제학박사)
  • 승인 2019.09.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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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구니배 2인1조 한달에 4척 제작…해외에서도 주문, 가격은 1,000만동
- 1,097척으로 관광사업…관이 기획하고, 마을주민 참여한 관민합동 사업
깜탄 마을 주민이 대나무를 엮어 바구니배를 만들고 있다. 바구니배의 주재료는 대나무이며 방수를 위해 소똥과 자우라이 나무 수액 도포를 여러차례 반복한다. 바구니배는 2인1조 작업으로 한달에 4대 정도 제작하며 값은 650만동인데 해외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고 수출가격은 1,000만동으로 오히려 더 좋은 값에 팔린다고 한다. (사진=석태문)

[인사이드 비나=석태문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농업경제학박사)] 바구니배를 만드는 주재료는 대나무이다. 여기에 두가지가 더 들어간다. 방수기능을 하는 소 배설물, 소위 말하는 소똥과 우리나라 송진 같은 자우라이(Dau rai)라는 나무의 수액이다.

대나무는 껍질이 티끌 하나없이 쭉 뻗은 것이 최상의 품질이다. 어리거나 껍질이 맑지 못한 대나무는 사용하지 않는다.

대나무 껍질을 벗기고, 말려서 적당한 두께로 만든 뒤 바구니를 직조한다. 바구니 직조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한 힘든 과정이다.

과거에는 아주 어려서부터 부모나 동네 어른에게서 이 작업을 배웠다. 예전에 호이안에서는  거의 집집마다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들은 다 만들었다. 지금은 장인이 겨우 다섯 손가락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대나무로 짜서, 소똥•나무수액 방수 도포 반복…작업에 시간 많이 걸려

수소문 끝에 호이안에서 바구니 배를 만드는 곳을 찾았다. 다낭과 경계지점으로 호이안의 끝이었다. 큰 도로변에 집이자, 공장이 있다.

두 사람이 바구니 배를 만들고 있었다. 마당에서 잘 준비된 대나무로 바구니를 짜는 분은 85세의 고령이다. 정정해서 나이가 그렇게 보이지 않는 분이었는데 배를 만든 지는 60년이 훨씬 넘었다고 한다.

다른 한 사람은 나이가 50세인데 13세 때부터 바구니 배 만들었으니, 올해로 37년째이다. 두 사람 다 바구니배 만드는데 거의 전 인생을 쏟은 장인이었다.

틀이 완성된 바구니배. 직경 2~2.5m, 무게 100, 적재중량 1,000으로 성인 3~4명이 타도 안전하다. 대나무는 흠없이 일직선으로 쭉 뻗는 것만 사용하며 껍지를 벗기는데만 사흘, 짜는데 이틀이 걸리고 여기에 여러차례 방수도포와 건조를 거듭하는 등 바구니배 제작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틀이 완성된 바구니배. 직경 2~2.5m, 무게 100, 적재중량 1,000으로 성인 3~4명이 타도 안전하다. 대나무는 흠없이 일직선으로 쭉 뻗는 것만 사용하며 껍지를 벗기는데만 사흘, 짜는데 이틀이 걸리고 여기에 여러차례 방수도포와 건조를 거듭하는 등 바구니배 제작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바구니배 만드는 과정은 하나하나가 인고의 시간이었다. 대밭에서 가져온 대나무 껍질을 벗기는데 꼬박 사흘이 걸린다. 직경 2~2.3m 정도의 대바구니를 짜는데(weaving) 이틀이 걸린다. 수거해온 소똥은 말리고, 물에 회반죽해서 바구니배의 안팎을 한번 도포하고, 말려서 방수가 되도록 한다.

이후에 송진 기능을 하는 자우러우 나무의 수액을 배 안쪽에 일곱 번을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자우러우 나무 수액은 직사광선으로부터 배를 보호하는 역할과 소똥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방수기능을 한다.

수액은 처음 바르면 흰색인데 마르고 나면 짙은 갈색으로 변색되어 더욱 견고하게 방수역할을 한다.

2인 1조로 바구니배를 만들면 한 달에 4대 정도를 만든다. 배 한 대의 가격은 650만동(32만 5000원), 월 소득은 1인당 65만원 정도다. 평생을 한 길로 매진한 장인의 노력에 비해 소득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최근에는 바구니배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 높다. 태국,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일본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고 했다. 수출가격은 1,000만동으로 가격도 좋다. 바구니배를 부가가치 높은 수출상품으로 육성할 필요도 있겠다 싶다. 

◆직경 2~2.3m, 적재하중 1,000㎏…성인 3~4명 타도 안전

바구니배는 무게가 100kg 정도이다. 이 배에 실을 수 있는 총 하중은 1,000kg라고 한다. 배는 작은데 생각보다 많은 물량을 실을 수 있다.

이 하중이라면 배에 공간만 있다면 성인 10명도 탈 수 있다. 그러니 3~4명이 타고 강이나 바다에 나가면 어떤 다른 배보다 안전성이 뛰어난 배가 되는 것이다. 

호이안에서 만드는 바구니배의 수명은 보통 6~7년 정도라고 했다. 베트남에서 바구니배 제작에 오랜 역사를 가진 남부지방의 푸엔(Phu Yen)성 푸미(Phu My) 마을에서 만든 바구니배는 최대 수명이 12~15년이나 된다.

나무 수액을 배합하고 칠하는 과정이 기술난이도가 높다고 했는데, 그런 차이일 것이라 생각된다.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배에 자우라이 나무 수액 등으로 방수 도포후 말리고 있는 모습. 도포와 건조 과정을 7차례 반복해 방수기능과 내구성을 높인다. 바구니배의 수명은 보통 6~7년 정도이며 경우에 따라 12~15년의 배도 있는데 이런 차이는 도포기술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광객들이 코코넛 마을이라 부르는 이 마을의 공식 행정 명칭은 깜탄이다. 바구니 배로 관광업을 하는 마을은 깜탄 2, 3리이다.

큰 길에서 코코넛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마을을 설명하는 간판이 걸려 있다. 여기서 마을을 부르는 또 하나의 별칭을 볼 수 있다.

바이마우(Bay Mau), 우리말로 7ha란 뜻이다. 과거에 깜탄 마을 강변에 자라던 코코넛 숲 면적은 7ha나 될 정도로 많았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우리 마을에는 코코넛 나무가 많이 있다’고 자랑하였는데 나중에 바이마우, 7ha가 자연스럽게 마을 브랜드가 된 것이다.

지금 마을에서 자생하는 코코넛 숲의 면적은 100ha를 넘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바이마우 마을이라 한다. 코코넛 숲 7ha 마을이 호이안의 투본강을 상업 뱃길에서 관광 뱃길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바구니배, 처음엔 고기잡이→관광용으로 발전

깜탄 마을 주민들은 어떻게 공동체 경영을 시작하였을까? 초기 주민들이 가진 바구니배는 고기잡이 배였다.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이 타기 시작하면서 관광용 배가 된 것이다.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 관광객 안전과 서비스 품질을 고민하게 되었다.

깜탄 코뮨은 관광객을 운송하는 바구니배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법적 인증을 해주었다. 내륙 선박 등록 지원조직도 구성하고, 깜탄마을 관광규정도 만들었다.

관광객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 구명부표가 배에 비치되었다. 코뮨은 관광관리팀을 설치하여 관광객 안전, 질서 유지, 하천 준설, 경관 개선, 생태 공간 조성 등 다양한 관광 진흥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마을에는 바구니배가 소속된 전담회사 13개소, 개인사업을 하는 주민 배도 39척이 있다. 회사별로 약 100척의 바구니배가 소속되었다.

깜탄 2, 3리 마을에는 바구니배 1070척, 일반배 27척을 포함 총 1097척의 배가 관광사업을 하고 있다. 숫자만 봐도 마을의 사업규모가 엄청나게 큰 것을 알 수 있다.

깜탄 코뮨은 바구니 배를 축으로 마을의 다른 관광분야 사업과도 연계시켰다. 주민들도 이들 사업에 적극 참여시켰다.

레스토랑, 기념품가게, 숙박시설, 수공예품 제작 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주민들 수가 1,000명이 넘는다. 근로연령이 지난 고령층도 노동활동에 참여하면서 마을에서 코코넛배 사업으로 일자리를 얻게 된 사람은 1,405명이나 된다.

바구니배는 처음에 고기잡이용으로 쓰였으나 호기심 많은 관광객이 타면서 관광용 배가 되었고, 행정기관이 사업틀을 짜고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관민합동의 마을공동체 사업이 됐다. 바구니배 관광사업은 기념품가게, 수공예품 제작 등으로 연결돼 고령자들도 노동활동에 참여하는 등 1,400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바구니배는 처음에 고기잡이용으로 쓰였으나 호기심 많은 관광객이 타면서 관광용 배가 되었고, 행정기관이 사업틀을 짜고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관민합동의 마을공동체 사업이 됐다. 바구니배 관광사업은 기념품가게, 수공예품 제작 등으로 연결돼 고령자들도 노동활동에 참여하는 등 1,400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바구니배 한척으로 어부가 하루 종일 고기잡이를 하면 10만동(5,000원)을 벌었다. 주민들이 체계적으로 관광사업을 하면서 월 450~550만동(22만5,000원~27만5,000원)의 소득을 얻고있다.

바구니배 관광사업의 경제성이 확인된 것이다. 행정조직인 코뮨이 공동체 비즈니스를 기획하고, 전담회사가 주민들을 조직하여 관광서비스를 제공하였다. 관광객 편의, 안전, 하천 경관도 유지하면서 깜탄 2, 3리 마을의 관광 비즈니스가 지속가능하게 된 것이다.

◆사업의 핵심주인공은 주민…외부자본 투자없어, 수익 모두 마을에 남아

다낭은 짧은 기간에 세계적 관광도시로 성장하였다. 100만 인구의 다낭시에 크고 작은 호텔 수가 거의 600개에 이른다. 지금도 한강변과 미케해변에는 대규모 호텔이 건설중이다.

다낭에서 호이안으로 가는 도로변은 도시 연담화가 이루어질 정도로 대규모 리조트 단지들이 붐을 이루며 건립되고 있다. 베트남 국내외의 큰 자본들이 투자하고 있고, 이들 투자자본이 수익을 챙길 것이다.

이에비해 호이안 깜탄 코뮨의 마을 비즈니스 기획은 신선했다. 마을의 핵심자원인 주민, 투본강, 바구니배를 중심으로 사업계획이 마련되었다.

사업의 핵심 주인공은 마을 주민들이다. 주민들을 지원하는 회사가 설립되고, 마을 내의 레스토랑, 가게, 숙박시설 등 관련 자원들이 연결되었다.

바구니 배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민, 마을 서비스 업체에 근무하는 주민, 고령이지만 일할 의사가 있는 주민, 그리고 주민을 지원하는 회사와 행정이 역할을 분담하며 마을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었다.

깜탄 마을은 지역을 관광자원으로 만들었다. 대규모 외부자본 투자가 없었으니, 번 돈은 마을에 고스란히 남아 주민 소득이 되었다. 바구니배를 만드는 장인들의 고령화는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마을 내에 미니어처(miniature)수준의 작은 바구니배 만들기 체험을 보탠다면 체류시간도 늘어날 것이고, 장인들의 소득도 증가할 수 있다. 바구니배 만들기에 도전하는 청년들도 나타날 것이라 생각된다.

관광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다. 관광업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생업수단과 연계될 때 더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호이안 깜탄 마을 주민들의 공동체 비즈니스는 베트남 관광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 귀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석태문 박사의 칼럼은 본지와 '뉴스퀘스트'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석태문 박사는

경북대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경상북도 능금산업 발달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대구경북 지역 사회 및 경제발전 관련 연구활동을 활발히 하고있으며 지난 3월부터 베트남 다낭사회경제연구원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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