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은 금리로 갈 곳 잃은 뭉칫돈…부동산, 예금, 주식, 금, 채권 순으로 투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베트남의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가계소득 급감과 정부의 연이은 금리인하 조치로 8월까지 은행예금이 5년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일 베트남 중앙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은행예금 증가액은 예년의 300조~400조동(172억6000만~215억8000만달러) 수준보다 낮은 263조동(113억1200만달러)에 그쳤다.
이같은 은행예금 감소는 코로나19 사태로 전국에 걸쳐 3100만명 가량이 직장을 잃거나 소득이 감소한데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수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사람들이 은행 대신 더 나은 투자처를 찾아나선 까닭이다.
이 때문에 대출을 찾는 사람들도 적어 대출증가율도 최근 수년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1년새 0.5%~1%p 하락했다.
응웬 득 탄(Nguyen Duc Thanh) 베트남경제정책연구원(VEPR) 전 원장은 “경제가 혼란스러우면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은행예금을 안전한 투자처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금리가 너무 떨어져 은행에 맡길 메리트가 줄어 부동산이나 주식, 금과 같은 다른 투자처에서 수익을 얻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 국영은행 관계자는 “금값이 급등했던 지난 7월말~8월초 고객들이 금을 사기 위해 예금계좌에서 수억동(1억동=약 4000달러)씩 뭉칫돈을 인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금투자 규모는 주식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지난 3월 사이공증권(Saigon Securities Incorporation, SSI)이 신규 주식계좌 개설을 발표하자 수천개의 계좌가 일시에 개설되기도 했다.
올들어 9월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신규 주식계좌수는 지난 한해보다도 35%나 증가한 25만2000개에 달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금과 주식에 비해 더 안전하다고 여기는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제일 많았다.
탄 전 원장은 “향후 수년간 대도시 부동산 공급량은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금과 주식의 위험성 대신 부동산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한 현지매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약 1만명중 36%는 최근 6개월새 부동산에 투자했다고 답했으며, 은행예금과 주식에 투자했다고 답한 이들은 각각 25%, 16%였다. 또 나머지는 금, 채권, 암호화폐 순으로 투자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