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올해 베트남 경제는 코로나19의 성공적인 통제와 세계 경제 회복과 동행해 강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나, 정작 기업 대부분은 올해 실적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N다이렉트증권(VNDirect)에 따르면 호치민증권거래소(HoSE), 하노이증권거래소(HNX), 비상장주식시장(UpCOM) 등 3개 거래소에 등록된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총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5.6% 증가했다. 또 이들 기업의 올해 이익은 경기회복에 따라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증권사의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대부분의 기업들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낮은 실적 목표를 정기주주총회에서 제출해 승인받았다.
파라이화력발전(Pha Lai Thermal Power JSC, 증권코드 PPC)은 올해 매출 및 세전이익 목표를 전년대비 각각 31%, 66% 감소한 5조7000억동(2억4720만달러), 4150억동(1800만달러)로 설정해 주주동의를 얻었다.
증권사들은 올해 전력 부문이 수요 증가로 강한 성장을 예상하고 있지만, PPC의 올해 실적 목표는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PPC는 2017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7000억동(3040만달러) 이상의 이익 목표치를 발표했고 실제 이를 초과 달성해왔다. 특히 지난해 실적은 목표를 30% 이상 초과 달성했다.
이에 대해 PPC 고위관계자는 “올해 전력 생산량 및 계약량이 실제로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원료인 석탄 가격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해 보수적으로 목표치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페트로베트남비료화학(Petrovietnam Fertilizer & Chemicals Corporation, 증권코드 DPM)과 페트로베트남까마우비료(PetroVietnam Cà Mau Fertiliser JSC, 증권코드 DCM) 역시 원자재 가격인상을 감안해 올해 세후이익 목표를 전년대비 각각 70%, 48% 감소한 1970억동(850만달러), 3640억동(1580만달러)으로 설정했다.
프억호아고무(Phuoc Hoa Rubber JSC, 증권코드 PHR), 베트남고무그룹(Vietnam Rubber Group JSC, 증권코드 GVR), 떠이닌고무(Tay Ninh Rubber JSC, 증권코드 TNR) 등 고무기업들도 라텍스 생산 차질 우려를 감안해 보수적으로 실적 목표를 잡았거나, 원료비 변동 추세를 살피며 아직 실적 목표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수출이 급감하며 고전을 겪었던 수산물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는 최근의 컨테이너 부족에 따른 해상운임 폭등과 원자재 비용 상승분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광투자수산개발(Travel Investment And Seafood Development Corporation, 증권코드 DAT)은 올해 매출 및 세후이익 목표를 전년대비 각각 2.8%, 22.9% 감소한 2조1000억동(9110만달러), 400억동(170만달러)으로 설정했다.
빈호안(Vinh Hoan JSC, 증권코드 VHC)은 올해 매출 및 세후이익 목표를 각각 8조5000억동(3억6870만달러), 7000억동으로 작년보다 22.2%, 2.6% 낮췄다.
부동산기업 G36(36 Corporation)은 올해 매출 목표를 작년보다 17% 감소한 1조9000억동(8240만달러), 660억동(290만달러) 손실을 목표치로 제시해 주주들을 놀라게 했지만 동의를 얻었다.
이처럼 기업들이 실적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회복 불확실성이 하직 해소되지 않고 있어, 자칫 낙관적 전망을 발표했다가 실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었을 경우 주주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