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혜관세 온전히 누리려면 공급망 다변화로 원산지 규정 만족시켜야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베트남이 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의 특혜관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총국에 따르면, 1분기 대EU 수출은 주로 농수산물, 섬유의류, 신발제품으로 이들 제품의 총수출액은 48억달러에 육박했고, 이중 신발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9.2%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주요 수출국은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 항만과 물류시설이 잘 갖추어진 국가들이다.
유럽연합(EU) 시장은 지난해 437억달러 어치를 수입하는 베트남의 네번째 수출시장이다. 작년 8월 EVFTA이 발표됨에 따라 베트남 기업들은 5억명 이상의 인구와 전세계 GDP의 22%인 15조달러 시장으로 수출을 늘릴 수 있는 호기를 만났다.
그러나 EU시장은 높은 품질을 요구하고 원산지 규정도 까다로운 시장이다. 특히 EVFTA의 특혜관세를 한껏 누리기 위해서는 EU가 제시한 까다로운 원산지 규정(EUR.1)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돌파하는냐 하는 것이 베트남 기업들에게 과제로 남았다. 이런 이유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섬유의류, 가죽, 신발산업 기업들은 원자재 국산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현재 국내 1700여개 가죽·신발기업 가운데 85%가 자본과 기술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으로, 원자재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 제품에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기업은 EVFTA의 특혜관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찾아야만 한다.
공상부에 따르면, 현재 전체 수출품의 32~34%의 제품이 EU의 원산지 규정을 충족시켜 특혜관세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VFTA가 발효된 작년 8월 이후 올해 4월4일까지 원산지증명서 발급 건수는 12만7300건, 이들 상품의 수출액은 48억달러에 달했다.
베트남은 EVFTA 뿐만 아니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관세 혜택을 누리고 현재와 같은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베트남가죽신발가방협회(Lefaso)에 따르면, 현재 가죽·신발·가방 생산에 투입되는 원자재의 60%가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한국, 일본, 인도, 유럽, 싱가포르 등 다른 시장에서 원자재 수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국내 섬유의류, 가죽, 신발기업들이 여전히 어려움에 있으나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해외 협력사들을 늘려나간다면 더 많은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