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산 수산물 수입확대 불가피…농업생산 연평균 853억~4400억 감소
- 농어민들 ‘가입철회’ 강력항의, 공청회 파행속 일찍 마쳐
[인사이드비나=김동현 기자] 우리 정부가 오는 4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 협정(CPTPP) 가입신청을 할 예정인 가운데 협정가입시 향후 15년간 연평균 6억~9억달러의 순수출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농수산업은 다른 자유무역협정(FTA)과 마찬가지로 피해가 예상돼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CPTPP 가입의 경제적 효과와 산업별 영향 등을 설명하고 관련업계 및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가졌다.
CPTPP는 베트남•일본•캐나다•호주•뉴질랜드•브루나이•싱가포르•말레이시아•멕시코•칠레•페루 등 11개국이 지난 2018년 12월30일 출범시킨 거대 자유무역협정(FTA) 가운데 하나로 2019년 11개 회원국의 교역액은 5조7000억달러에 달해 세계교역액의 15.2%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2월 영국의 신규가입 신청에 이어 중국•대만•에콰도르 등도 가입을 신청해 교역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CPTPP 가입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CPTPP 가입시 시장개방에 따른 교역확대와 생산·투자·고용 증가로 실질GDP가 0.33~0.35%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 후생 규모도 3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FTA 미체결국인 멕시코와는 FTA 신규체결 효과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이미 FTA를 체결한 국가 등에서는 시장 추가확보 효과가 기대된다.
산업연구원(KIET)은 15년간 연평균 6억~9억달러(7321억~1조981억원) 규모의 순수출 증가와 함께 1조1800억~1조8200억원 규모의 생산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함께 상품의 생산과정에서 역내산 재료를 사용하면 해당재료를 국내산으로 인정해주는 '원산지 누적인정' 제도가 적용돼 회원국의 중간재 사용시 원산지 충족이 용이해 아태지역의 역내 공급망 강화 효과도 있다. 원산지 누적인정에 따라 중간재 수요가 역외국에서 우리나라로 전환되는 등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에 편입되는 효과도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수출시장 확보와 안정적 공급망 구축 외에 역내 다자간 공조에 참여한다는 전략적 가치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주•뉴질랜드 등 농업강국과 베트남•일본 등 수산물 수출에 강점을 가진 나라들이 CPTPP 회원국이어서 농수산물 수입확대에 따른 국내 농수산업계의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농업분야 경제적타당성 검토에 따르면 15년간 연평균 853억~4400억원의 생산감소가 예상됐다. 수산업도 베트남과 일본 등으로부터 어류와 갑각류 수입이 증가하면서 15년간 연평균 69억~724억원의 생산감소가 우려된다.
산업부는 이에따른 농수산업계의 우려를 감안해 충분한 피해 보전과 함께 피해품목 경쟁력 제고, 국내 수요기반 확충, 구조개선, 생활여건 향상 등 종합적 지원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방안으로 피해보전 직불금 지원연장, 폐업지원 재도입, 지원조건 개선 등 각종 피해에 대한 직접지원과 함께 피해품목의 생산•유통인프라 확충, 연구개발(R&D)확대, 금융•세제 지원 강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이날 공청회는 농어민들이 현장에서 CPTPP 가입 철회 구호를 외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로 주제발표와 토론 등이 단축되는 파행 속에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 앞당겨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