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비나=호치민, 투 탄(Thu thanh) 기자] 미국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는 '킹달러'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그동안 호조를 보였던 베트남의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지나친 고환율로 수출이 줄면서 수출업체들의 환차익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무 생산업체 카수미나(Casumina)의 팜 홍 푸(Pham Hong Phu)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현지매체 브이앤익스프레스(VnExpress)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5~6% 수준인 동화(VND) 대출 대신 2~3%인 달러대출을 이용하고 있어 최근 대출이자가 수출이익을 모두 상쇄했다”며 "지정학적 긴장에다 고물가,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수출주문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카수미나는 환율이 계속 오르면서 이자비용이 늘어나 지난 분기부터 이미 재무적으로 어려워지고 있으며, 주요 수출시장이 고물가에 시름하면서 주문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재고도 계속 쌓이고 있다.
중앙은행이 지난 21일 고시한 달러대비 동화(VND) 환율은 1달러 2만3301동으로 연초대비 4% 이상 올랐으며, 지난 2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암시장에서 환율은 2만4200동까지 거래된다.
빈즈엉가구협회(Binh Duong Furniture Association)의 응웬 리엠(Nguyen Liem) 회장은 “환율 상승으로 페인트, 액세서리와 같은 원재료 수입비용 부담이 더해져 목재 및 가구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강달러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몰라 사업확대 등을 결정하기 쉽지 않고,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효과를 더 이상 얻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수출주문 감소에다 고환율로 운송비가 크게 오른 것도 문제다. 물류회사 델타인터내셔널(Delta International)의 쩐 득 응이아(Tran Duc Nghia) CEO는 “환율이 1% 오를 때마다 운송비가 1% 증가한다”며 "환율이 오르면 연료비와 부품비, 수입물가도 오르기 때문에 고환율이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달러 강세가 수출업체의 이익을 늘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설명한다.
식품 수출업체 사오따(Sao Ta)의 호 꾸옥 륵(Ho Quoc Luc) 대표는 “유로화가 달러에 약세를 보이면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데 있어 운송비용이 크게 늘었다”며 “여기에 엔화 환율도 24년래 최대로 치솟아 일본으로 수출에도 이익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제조업체는 킹달러에 이익을 얻고 있다. 남부 빈즈엉성(Binh Duong)에 공장을 둔 대만 신발제조업체 창센(Chang Shuen)의 도안 시 러이(Doan Sy Loi) CEO는 “코로나19로 소규모 경쟁업체들이 파산하면서 미국으로 주문이 300%가량 증가했다”며 “미국으로 수출 급증이 유럽의 주문량 70% 감소를 상쇄했으며, 이에 더해 강달러에 따른 환차익으로 지난 7월부터 전직원의 임금을 인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