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추석 뗏쭝투(Tet Trung 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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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추석 뗏쭝투(Tet Trung thu)
  • 임용태
  • 승인 2018.09.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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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중추가절(仲秋佳節)이 왔다. 베트남에서 뗏쭝투(Tet Trung thu)의 기원과 의미 그리고 음력 8월 보름에 열리는 이유를 함께 고찰해 보자.

베트남의 추석은 뗏쭝투(Tet Trung thu)라고 한다. 뗏(Tet)은 설날, 쭝투(Trung thu)는 중추(仲秋)라는 한자어의 베트남식 발음이다. 즉 뗏쭝투란 말 그대로 추석날이란 의미다.

베트남에서 뗏쭝투는 휴일이 아니다. 어린 학생들은 쉬기도 하지만 적어도 어른들에게 있어서 뗏쭝투는 우리의 단오날처럼 그냥 소소한 선물을 주고 기념하는 명절 정도일 뿐이다.

피하고 싶은 수많은 고혼(孤魂)들의 달 음력 7월이 지나면, 베트남인들은 매년 음력 8월 보름에 찾아오는 뗏쭝투를 맞이한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아시아 일부 국가의 풍습에 따르면, 뗏쭝투는 가족 모두가 함께 모여, 어른들은 크고 둥근 보름달을 보며 반맛짱(Banh Mat Trang, 월병(月餠))과 차를 즐길 수 있는 기회이며, 아이들은 사자춤(혹은 용춤)과 연등행렬을 보며 자기도 하고 싶다고 졸라대고, 나뭇꾼 꾸오이 삼촌(chu Cuoi)과 선녀 응아(chi Hang Nga)가 내려와 추석 잔치상을 받기를 서로 함께 기다리는 날이다.

어떤 이는 뗏쭝투란 고대 중국으로부터 유래한 문화라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베트남의 풍요로운 쌀 문명이 뗏쭝투를 만든 요람이었다고 주장한다. 모두가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말하지만, 항응아(Hang Nga ; 선녀 응아), 영웅 호우이(Hou Yi), 민황(Minh Hoang)왕의 달에 관한 이야기, 또는 성스러운 꾸오이 반얀(Cuoi Banyan) 나무에 대한 이야기 ​​등을 보면 오늘 현재 아무도 뗏쭝투의 진정한 기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또한 사람들은 "뗏쭝투는 언제부터 이어져 왔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더 이상 찾을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수천년의 세월을 거쳐 나라를 세우고 보존하고 발전시켜 온 베트남인들은 그들의 가슴 속에 가득찬 민족정체성을 가지고 고대로부터 가을의 축제를 즐겨 왔고, 그것이 그대로 베트남인들의 가슴속에 자리잡아서 오랜 시간 자연적으로 숙성된, 베트남만의 깊고 순수한 인간의 의미와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뗏쭝투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호치민시 국립인문사회과학대학교 언어문학과 민간문화 전공 증황록(Duong Hoang Loc) 교수에 따르면, 옛날부터 베트남에는 1년 4계절에 해당하는 4개의 중요한 뗏(Tet)이 있는데, 봄에는 설날(Tet Nguyen dan : 뗏응웬단), 여름에는 단오(Tet Doan ngo : 뗏단응오), 가을에는 추석(Tet Trung thu : 뗏쭝투), 겨울에는 하원(Tet Ha nguyen : 뗏하응웬)이 그것이다.

증황록 교수에 따르면, "뗏쭝투(Tet Trung thu)"라는 단어는 축제의 시간이 가을의 중기임을 명확히 보여 주며, 특히 음력 8월 보름에 해당한다. 가을은 시원하고 가장 좋은 날씨를 가진 계절이며, 하늘은 더 높고 달 또한 가장 밝고 큰 보름달이다.

봄에 뿌린 씨앗이 여름에 무성히 자라 열매를 맺고, 여물어 익은 열매와 곡식을 가을에 거두고, 추수가 끝나면 가족들이 모여 신과 조상께 경배하고, 저녁에 술을 마시며 달을 보면서 내년에 심을 농사를 생각하고 기원하기 위해 떡과 음식을 준비한 것이 뗏쭝투다.

뗏쭝투에는 또한 흥미로운 특징이 있는데, 뗏쭝투(Tet Trung thu)외에 다른 어떤 뗏보다도 많은 여러 가지 다른 이름이 있다. ‘어른이 날’이라는 의미의 뗏티에우니(Tet Thieu nhi), ‘보름달맞이’라는 의미의 뗏쫑짱(Tet Trong trang)과 뗏냠짱(Tet Ngam trang) 그리고 ‘모이는 날’이라는 의미의 뗏단비엔(Tet Doan vien)이라는 이름이 있다.

뗏쫑짱(Tet Trong trang)과 뗏냠짱(Tet Ngam trang)은 달을 쳐다보며 날씨를 예측한다는 의미에서 따 온 이름이고, 뗏티에우니(Tet Thieu nhi)는 보통 아이들이 부모님으로부터 연등, 가면, 동물 인형 등을 선물로 받아 모여서, 연등놀이, 사자춤(혹은 용춤), 노래 등 뛰고 노는 것에서 붙인 이름이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일부 시골에서는 아직도 아이들이 뗏쭝투 잔치상에 올릴, 자몽으로 만든 꽃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한국인들의 추억 속에 추석이 그러하듯, 베트남인들의 추억 속 뗏쭝투도 시끌벅적하고 화려하고 웃음으로 가득차 있다. 흥겨움에 신난 아이들은 열심히 달을 향해 달리고, 사자춤을 쫓아 춤추고, 제각기 화려한 연등을 들어 노래하며 걷던 정겨움의 추억.

휘황한 8월의 보름달 아래 너른 마당에 펼쳐진 술판에서는 어른들이 그런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들으며 술과 차를 마시고, 떡과 과일을 먹으며 흥건히 취해가는 그리움의 추억. 보름달 속에도 있고, 술잔 속에도 있고, 서로의 얼굴 속에도 있는 뗏쭝투의 모든 추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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