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44) 벤처신화의 주인공, 휴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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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44) 벤처신화의 주인공, 휴맥스
  •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전 SK그룹 사장)
  • 승인 2023.03.10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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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버블 붕괴 버텨내고 창업 20년만에 1조원 매출
변대규 휴맥스 회장과 휴맥스의 셋톱박스. 벤처신화의 대표적 인물중 한명이  변 회장은 아날로그 가전이 대세이던 시기에 셋톱박스를 개발, 수많은 위기와 실패를 뚫고 오늘날 매출 1조원의 기업을 일궈냈으며 디지털가전 산업에 한획을 그은 기업인으로 평가받고있다. (사진=휴맥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닷컴시대 혹은 벤처시대라고 불린다. 이 시대를 연 인물로 변대규 휴맥스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벤처역사 초창기였던 1989년 휴맥스를 창업한 변대규 회장은 벤처 신화를 대표한다.

척박한 창업 환경 속에서 그의 도전은 디지털 가전산업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 시작은 TV셋톱박스의 개발이었다. 변 회장은 디지털 기술이 가전업계에 일으킬 거대한 변화를 예측했고 적중했다.

휴맥스 창업당시 변 회장은 대학원 친구들과 신림동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다가 창업의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휴맥스 설립은 기술보증기금의 5000만원 지원을 받은 것 이외에는 거의 제로베이스에서 이뤄졌다. 20여평 규모의 조그만 사무실에서 변 회장을 비롯한 창업 멤버들은 굴기를 다졌다. 

변 회장은 소니(Sony)에 선전포고를 했다. 워크맨 신화와 글로벌 TV 1위 브랜드를 제치겠다는 포부에 주변사람들은 무모하다고 말렸다. 하지만 변 회장의 무모한 도전은 현실이 돼갔다. 

초기 휴맥스가 출시한건 가요 반주기다. 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점했다. 휴맥스가 셋톱박스 사업을 시작한건 1994년 가락동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다. 창업 5년만에 신사옥을 마련해 본격성장의 기틀을 다졌다.

1996년 휴맥스는 아시아 최초, 세계에서 세번째로 셋톱박스를 내놨다. 셋톱박스는 TV에서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을 수신하기 위해 설치하는 제품이다. TV와 연결해 실시간 방송, VOD 등 다양한 방송서비스를 지원한다.

변대규 회장이 처음 디지털 셋톱박스 사업에 나서던 시기는 아직까지 아날로그 가전이 대세였던 때다. 일각에서 조금씩 디지털가전의 확대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변대규 회장은 셋톱박스 개발을 결정했고 이는 휴맥스가 디지털가전 사업으로 확대하는 전초역할을 했다.

창립 첫해 1억3000만원이던 휴맥스의 매출은 20년만에 1조원으로 늘었다. (그래픽=휴맥스)

휴맥스에도 수많은 실패의 난관이 있었다. IMF 외환위기, IT버블 붕괴 악재를 거치면서 2000년 중반이후로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부도를 맞았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끝까지 버텨냈다.

1990년대 국내에선 디지털 셋톱박스 수요가 없었기 때문에 변 회장은 초기 해외수출을 겨냥했다. 그렇게 1996년 수출에 첫 성공을 거두면서 3개월만에 수출액 3000만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이 계속 이어지진 않았다. 바로 이듬해 팔렸던 상품의 절반이 반품돼 돌아왔다. 휴맥스의 전직원이 고장난 제품 수리에 온갖 고생을 해야했다. 신규제품 판매가 중단된 건 물론이다. 매출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회사에 현금은 없었다. 주요 거래처도 부도가 났다. 주가는 폭락했고 거의 사업을 접을 위기까지 갔다.

그래도 변대규 회장은 디지털 기술을 향한 집념을 놓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기술적인 단점을 보완한 신제품 개발을 병행했다. 위기 속에 탄생한 신제품이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었다. 제품의 질을 안정화시킨 덕에 점차 고객이 늘어났다. 휴맥스는 그렇게 디지털 업계에서 부상하기 시작했다.

또 1997년 휴맥스는 영국 벨파스트에 해외법인 1호를 열었다.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지만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은 휴맥스가 다시 일어서는데 결정적인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후 휴맥스가 개발한 셋톱박스는 2000년 유럽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중동, 미국, 일본까지 진출했으며 80여개국으로 판로를 넓혔다. 변 회장은 또 TV셋톱박스 사업을 디지털TV 사업으로 확대시켰다.

휴맥스는 창업 첫해 1억2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던 중소기업이었다. 20년만인 2010년 연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업가치 1조원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 신화를 이미 10년전에 이뤘낸 것이다.

권오용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제실장•기획홍보본부장, 금호그룹 상무, KTB네트워크 전무를 거쳐 SK그룹 사장(브랜드관리부문), 효성그룹 상임고문을 지낸 실물경제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현재 공익법인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로 기부문화 확산과 더불어 사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혁신민국(2015),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2012),가나다라ABC(2012년), 한국병(2001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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