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47) 철의 상식을 바꿔놓은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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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47) 철의 상식을 바꿔놓은 포스코
  •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전 SK그룹 사장)
  • 승인 2023.06.0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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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로탈피 신개념 '파이넥스공법', 16년전 세계최초 상용화
- 지속가능성장 글로벌 화두로 부각…친환경•고부가기술 중요성 일깨워줘
포스코의 파이넥스(Finex) 3•2•1 공장과 2공장의 출선 모습. 16년전 포스코가 세계최초로 개발•상용화한 파이넥스 공법은 고로를 이용하지 않고 쇳물을 빼내는 친환경 고부가기술로 세계철강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기술이다.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등 지속가능성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은 새삼 그 의미를 되새겨보게 만든다. (사진=포스코)

포스코의 독자기술 ‘파이넥스(Finex)공법’은 글로벌 철강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기술이다. 쇳물은 고로(용광로)에서 뽑아낸다는 고정관념이 이 기술로 깨졌다. 전세계에서 고로가 아닌 공법으로 철강제품을 만드는 곳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등 환경과 지속가능 성장이 글로벌 화두로 부각돼 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파이넥스 공법의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할 수있다. 

철강산업은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으로 배출하게 된다. 그러나 포스코의 비(非)용광로 제철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은 기업이 주도한 친환경의 중요한 성과로 환경성, 경제성을 모두 갖춘 획기적 기술이다.

포스코는 1990년 정부 공업기반 기술과제로 파이넥스 공법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포스코 부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초기부터 주관 연구기관으로서 참여했다. 이 기술개발을 주도한 권오준 박사가 2014년 포스코의 8대 회장으로 취임했을 정도로 파이넥스 공법은 포스코 역사에 남을 쾌거였다. 

파이넥스 기술개발과 상용화는 포스코는 물론 세계 철강산업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쾌거로 평가받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 개발을 주도한 권오준 박사(오른쪽)는 나중에 포스코 8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사진=포스코)

연구개발을 통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한 포스코는 2000년부터 단독으로 파이넥스 상용화 개발에 착수했다. 이와 동시에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저원가기술 개발, 고객지향형 철강재 이용기술개발, 환경친화형 기술개발, 차세대 포스코형 혁신기술개발 등을 5대 중점전략으로 삼아 2003년 6월 연산 60만톤 규모의 데모(시범)플랜트를 준공했다.

아픔도 있었다. 데모플랜트를 가동한지 엿새만에 현장의 전태구 반장은 고온의 설비 내부에서 분진이 엉겨붙어 막힌 파이프를 뚫기위해 가파른 계단을 뛰어 올라갔으나 끝내 내려오지 못했다. 전세계에 한 대 뿐인 파이넥스 설비는 제 혈관을 뚫어주던 기술자에게 화염을 토했고 이것이 그의 마지막이 됐다. 

그러나 그가 죽을 각오로 덤벼들었던 파이넥스 공법은 자체역량으로 기술적 결함을 말끔히 해결하고 세계제일의 고효율을 포스코에 선사했다. 박태준의 ‘우향우(右向右) 정신’이 다시 발현돼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다. 박태준은 포스코가 선조들의 피의 대가로 짓는 것이라며 이 역사를 완성하지 못하면 모두 오른쪽에 있는 영일만 바다로 빠져들자고 했고, 여기서 비롯된 우향우 정신은 굳은 의지의 상징으로 지금까지 포스코에 이어지고 있다.

기술이 안정되자 포스코는 2007년 1조600억원을 투자해 2세대 연간생산량 105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를 가동했다. 2014년에는 2세대와 동일한 투자비로 생산량이 33%나 늘어난 200만톤 규모의 3세대 파이넥스 공장을 준공했다.

2007년 첫 화입된 파이넥스 2공장은 2018년 2월 1대기 조업을 마감하고 2대기 조업에 성공적으로 돌입했다. 79일간의 합리화(용광로 수명이 다해 허물고 다시짓는 작업) 공사를 거친 2공장은 5월11일 불을 지핀 지 26시간만에 1200톤의 쇳물을 생산해냈다. 

포스코는 2공장 합리화를 통해 파이넥스 공법의 기술력을 한층 향상시켰다. 가스와 분철광석을 나누는 분산판의 소재를 스테인리스 강재로 바꿔 설비의 내구성을 높인 것이 대표적이다. 

일산화탄소(CO) 가스를 불어넣는 관을 기존처럼 환원로 벽에 설치하지 않고 노내 관을 통해 직접 공급함으로써 내화물의 수명도 연장시켰다. 또 환경오염 예방, 원가절감 효과 등의 장점을 지닌 성형철(HCI) 건식 집진설비와 성형탄 이송장치 등도 추가로 설치해 설비 경쟁력을 높였다. 또한 분광과 석탄을 동시에 사용해 코크스 생산공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투자비가 적게 들 뿐만 아니라 공해물질 또한 크게 저감할 수 있었다.

현재 포스코는 파이넥스와 관련해 200여개 국내 특허와 50여개 이상의 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 중국 등 세계 철강사들과 협약을 맺고 파이넥스 공법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은 영일만에 울려 퍼진 포스코 제2의 창업과도 같았다.

권오용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제실장•기획홍보본부장, 금호그룹 상무, KTB네트워크 전무를 거쳐 SK그룹 사장(브랜드관리부문), 효성그룹 상임고문을 지낸 실물경제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현재 공익법인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로 기부문화 확산과 더불어 사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혁신민국(2015),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2012),가나다라ABC(2012년), 한국병(2001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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