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승윤 기자] 베트남에서 한국어 학습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베트남 교육당국에 따르면, 현재 한국학과 또는 한국어학과가 설치된 대학은 전국 60여곳, 전공자수는 2만5000여명에 달하는 것을 비롯해, 현재 공식확인된 한국어 학습자만 5만여명에 이른다.

앞서 1993년 하노이와 호치민 등에 관련학과 설치 대학이 2곳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몰라보게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노이시 언론커뮤니케이션아카데미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다는 투이 응언(Thuy Ngan, 25)씨는 현지매체 브이앤익스프레스(VnExpres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유학하기 위해 10년넘게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며 “한국 보이그룹 동방신기에 대한 호감이 자연스럽게 한국어 학습으로 이어졌지만, 당시 한국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나 어학원이 없어 노랫말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웠다”고 밝혔다.

또한 하노이국립외대 한국문화학 전공 4학년생 쩐 타이 티 뚜 안(Tran Thai Tu Anh, 22)씨는 “베트남에 진출한 수많은 한국기업들을 직접 보신 어머니가 취업의 용이성을 이유로 한국어 학습을 권유해 한국어 전공을 결정하게 됐다”며 “대학 2학년 시절 과외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베트남어를 가르쳤으나 현재는 한국기업에 취직해 월급 1300만동(549달러)을 받고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교육업계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방문 당시 첫 일정으로 하노이국립대를 찾아 한국어 학습자들을 격려하는 등 양국간 미래세대를 중심으로한 문화·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에대한 지원확대 계획을 밝힌데 주목, 향후 몇년간 한국문화나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유학을 계획하는 베트남 학생들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관련, 하노이국립외대 한국어•한국문화학과장인 쩐 티 흐엉(Tran Thi Huong) 교수는 “1992년 12월 양국 수교이후 하노이와 호치민 등지의 대학에 관련학과가 설치되기 시작했다"며 "한국경제의 눈부신 발전과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증가에 따라 최근 취업을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베트남내 한국어 학습 열풍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공부중인 베트남인 유학생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지난 2월 기준 한국내 베트남인 유학생은 200명 안팎으로 이중 40%는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하노이국립외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유학생들의 취업률은 98%에 이르는 등 한국어 능숙도와 취업과의 밀접한 연관관계가 확인된 바 있다.

흐엉 교수는 “한국어 전공자들이 졸업직후 받을 수 있는 기대급여는 900만~1500만동(380~633달러)으로, 2~3년후 급여는 2000만동(845달러)까지 늘 수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트남인의 평균 월급이 670만동(283달러) 안팎임을 감안하면, 한국어 전공자의 3년차 기대급여는 이보다 약 3배 많은 수준이다.

흐엉 교수는 “오랜 경력을 보유한 프리랜서 통역사들은 한달 3000~5000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삼성과 LG, 현대, 롯데 등 한국 대기업들의 잇따른 베트남 투자 확대가 현지 한국어 능통자의 수요증가로 이어지며 베트남인들의 한국어 학습 열풍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베트남에 있어 한국은 누적 투자액이 820억달러를 차지한 최대 투자국이자 중국, 미국에 이어 세번째 교역국으로 ODA(공적개발원조) 부문 또한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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