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호치민 ITC 화재후 최대 인명피해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승윤 기자]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한 공동주택에서 지난 12일 발생한 화재의 사망자가 56명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하노이시 공안당국은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56명(신원미상 17명), 부상자가 37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불이난 공동주택은 45세대 150명이 거주중인 바닥면적 200㎡의 소형아파트로 심야시간에 화재가 발생한데다 비상구가 없던 불법건축물로 많은 사람들이 대피하지 못해 더욱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당국은 해당 아파트가 지난 2015년 당시 6층 높이에 바닥면적 167.4㎡ 규모로 허가된 건축물인데 층수와 면적, 소방법 관련 규정을 모두 위반한 불법 증개축 건물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건물 소유주인 N씨(44)는 지난 13일 화재예방 및 진화에 관한 규정 위반으로 체포돼 구금됐다.
소방당국 발표에 따르면, 화재는 지난 12일 밤 11시50분경 탄쑤언군(Thanh Xuan) 크엉딘프엉(Khuong Dinh phuong, 동단위)의 한 골목에 위치한 10층짜리 소형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화재발생 직후, 작은 폭발음과 화재경보음을 들었던 일부 청년들이 곧바로 1층으로 뛰어내려가 진화를 시도했지만 불은 주차된 오토바이들로 옮겨붙으며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져나갔다.
불이 난지 10분만에 소방차 15대와 경찰인력 100여명이 현장에 도착해 진화 및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골목의 폭이 3m에 불과해 소방차의 진입이 불가능했다.
소방대원들은 진화를 위해 소방차로부터 400m 길이 호스를 이어 붙였고 일부는 공동주택옆 연못에서 물을 끌어오는 등 필사의 사투를 벌인 끝에 약 1시간만에 불길을 진압했지만 복잡한 건축구조로 인해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었다.
참사 이튿날인 13일 정오경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는 쩐 꽝 프엉(Tran Quang Phuong) 국회 부의장, 응웬 반 롱(Nguyen Van Long) 공안부 차관과 함께 화재 현장을 찾아 소방대원과 구조인력 등을 격려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총리는 신속한 원인 규명과 화재예방 및 진화에 관한 규정 등 대책 마련을 관련 부서들에 지시했다.
이후 찐 총리는 가장 많은 중상자가 입원중인 박마이병원(Bach Mai)을 방문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이번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지난 2002년 130명의 사상자(사망 60명)가 발생했던 호치민시 국제무역센터(ITC) 화재 참사 이후 21년만에 가장 피해가 컸던 대참사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9월에는 남부 빈즈엉성(Binh Duong) 노래방 화재로 32명이 숨졌으며, 2016년 11월에는 꺼우저이군(Cau Guay)의 한 노래방에서 화재가 발생해 13명이 사망하는 화재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