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55) 바이오시밀러 선구자, 셀트리온
상태바
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55) 바이오시밀러 선구자, 셀트리온
  •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전 SK그룹 사장)
  • 승인 2024.03.12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년전 아무도 가지않은 분야 시작
- 의구심 딛고 국내 20위 대기업 성장…글로벌 톱10 바이오기업 목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0여년전 아무도 가지 않았던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진출, 오늘날 국내 20위 대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이제 글로벌 톱10 바이오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미쳤다고 했다. 곱지않은 시선들이 쏟아졌다. 바이오시밀러 대표기업으로 우뚝 선 셀트리온의 시작은 불안 그 자체였다. 하지만 국내 어느 기업도 가지 않았던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묵묵히 달려온 결과는 달콤했다. 창업 20년만에 자산기준 국내 20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창업자 서정진 회장은 이제 글로벌 TOP10 바이오기업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00년 인천 연수구청 벤처센터, 대우자동차에 다니다 대우그룹 해체로 한순간에 실업자로 전락한 서정진 회장과 창업멤버들이 머리를 맞대고 사업구상이 한창이었다. 다양한 사업들이 후보군에 올랐지만 결국 장기 경쟁력은 생명공학에 있다고 답을 내렸다.

서정진 회장은 발빠르게 사업 구체화에 나섰다. 초기 1년은 바이오산업을 알기위해 40여개국을 분주히 다니며 전문가들을 만났다. 이듬해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꼽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당시 매일 던킨도너츠에서 끼니를 때우며 같은 종이컵 하나로 며칠을 커피 리필만을 반복했다고 할 정도로 고행의 연속이었다. 

그러면서 연간 수조원대 매출의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특허만료 시점이 도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글로벌 바이오기업인 제넨텍의 자회사 벡스젠과 합작법인 ‘VCI(VaxGen-Celltrion Incorporation)’를 설립하고 2003년 샌프란시스코에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했다.

순탄하는 듯했던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2004년 삐걱대기 시작했다. 생산계획 전제조건인 에이즈 백신개발 프로젝트가 임상 3상에서 모두 좌초됐다. 최대 위기에서 서 회장은 오히려 1•2 공장 건설 카드를 뽑아들었다. 기존 성장방식과는 정반대로 생산설비를 갖춘후 위탁생산(CMO) 사업을 통해 선진기술을 익히고 노하우를 축적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전략을 택했다.

역발상은 먹혔다. 2005년 준공한 1공장은 2년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설비승인을 받았다.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성장기반을 마련한 뒤 코스닥 상장도 추진했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이해가 낮은 현실 때문에 기존 상장사를 인수해 코스닥에 우회상장했다.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던중 서 회장은 새로운 사업진출을 결단했다. ‘남의 것만 계속 만드는 게 아닌 내 것을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바이오시밀러 자체개발의 첫 단추를 채웠다. 대규모 임상자금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으로부터 2010년 2080억원의 투자유치로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됐던 탓에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12년 7월, 셀트리온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 판매 허가를 받았다. 세계 최초였다. 이듬해에는 유럽 진출을 시작했다. 판매 9개월 차였던 2015년 램시마를 처방받은 환자가 6만명을 돌파했다.

램시마는 2016년 단일규모 세계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도 진출했다. 2014년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규제법안 BPCIA(생물학적 제제 약가 경쟁 및 혁신법)가 발표된지 2년만에 거둔 성과다. 2•3호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와 허쥬마도 램시마 선례를 따라 글로벌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에서 톱티어(top tier)가 된 셀트리온은 이제 바이오의약품 신약개발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의약품위탁생산(CMO)을 통해 쌓은 cGMP설비 운영경험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 이끌었다. 바이오시밀러 경험은 다시 바이오의약품 신약개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포기했다면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우뚝 선 셀트리온도 없었다. 미래 성장산업 중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가장 뒤처지는 바이오신약 분야에서 서정진 회장과 셀트리온의 활약은 우리 산업의 다양성을 높이고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권오용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제실장•기획홍보본부장, 금호그룹 상무, KTB네트워크 전무를 거쳐 SK그룹 사장(브랜드관리부문), 효성그룹 상임고문을 지낸 실물경제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현재 공익법인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로 기부문화 확산과 더불어 사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혁신민국(2015),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2012),가나다라ABC(2012년), 한국병(2001년)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35길 93, 102동 437호(신천동,더샵스타리버)
  • 대표전화 : 02-3775-4017
  • 팩스 : -
  • 베트남 총국 : 701, F7, tòa nhà Beautiful Saigon số 2 Nguyễn Khắc Viện, Phường Tân Phú, quận 7, TP.Hồ Chí Minh.
  • 베트남총국 전화 : +84 28 6270 1761
  • 법인명 : (주)인사이드비나
  • 제호 : 인사이드비나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16
  • 등록일 : 2018-03-14
  • 발행일 : 2018-03-14
  • 발행인 : 이현우
  • 편집인 : 장연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진
  • 인사이드비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사이드비나.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nsidevina@insidevina.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