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37) 박카스, ‘신’의 이름으로…200억병 판매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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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37) 박카스, ‘신’의 이름으로…200억병 판매 신화
  •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전 SK그룹 사장)
  • 승인 2022.08.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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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제품 연매출 2000억…한국 대표브랜드중 하나로 자리매김
- 회사명 동아소시오…사회적책임 다한다는 의미 라틴어 ‘SOCIO’에서 따와
박카스는 발매 55주년인 지난 2018년 연간매출액 2000억원과 누적판매량 200억병을 돌파 기록을 세우며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로서의 위상을 새삼 과시했다. 수출용 박카스는 캔 형태인데 베트남에서는 박항서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로 큰 인기를 끄는 등 현지인들이 거의 다아는 건강음료로 자리잡았다. (사진=동아쏘시오그룹)

지난 2004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 동행했던 필자는 당시 공식오찬석상에서 캔에 든 박카스를 처음 보았다. “이게 그 박카스입니까?”하고 물어보니 현지 주재원은 맞다고 했다. 그러며 요즘 박카스 인기가 너무 좋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필자가 일했던 SK는 베트남 연안에서 유전을 발굴해 베트남정부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었지만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현지 주재원은 SK보다 박카스가 더 유명하다고 했다. 

박카스는 발매 55주년인 지난 2018년 연간매출액 2000억원과 누적판매량 200억병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로서의 위상을 새삼 과시했다.  200억병이란 숫자는 지구촌 전체 인구가 1인당 3병씩 먹어야 나오는 수치다. 단일제품 매출액 기록은 아직까지도 국내 제약업계에서 깨지지 않은 기록이다. 

1961년 9월 동아제약은 자양강장제 박카스를 출시했다. 당시 대부분의 의약품 이름은 회사명이나 성분명을 이용하는게 고작이었다. 박카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파격적인 제품 네이밍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의 결단이었다. 간장을 보호한다는 이미지를 골똘히 생각하던중 독일 유학시절에 본 함부르크 시청의 지하 홀에 있던 술과 추수의 신 박카스를 접목했다. 

박카스 제품명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독일 유학시절에 본 함부르크 시청의 지하 홀에 있던 술과 추수의 신 박카스를 접목해 작명했다. 

초창기 시행착오는 만만치 않았다. 최초 출시된 박카스는 정제형태였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에 안착하는듯 했지만 미숙한 제재기술로 인해 제품이 녹는 문제가 발생했다. 대량 반품 사태를 겪고난 이듬해 박카스는 20cc 앰플제로 재출시됐다. 앰플제형도 안전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동아제약은 두 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현재 형태인 드링크 타입(박카스D)으로 전환했다. 

동아제약은 후발주자인 박카스D 성공을 위해 ‘3M’이라는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도입했다. 3M이란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대량광고(Mass Communication), 대량판매(Mass Sale)의 머리글자를 딴 합성어다. 전통적 의약품 광고스타일인 의사•약사 타겟 광고에서 벗어나 TV, 라디오 등 모든 매체를 총동원했다. 인기 TV외화였던 ‘전투(Combat)’에 독점 협찬 광고까지 제공했다.

당시로서 보기 힘든 대량광고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박카스D는 출시 1년만인 1964년 670만병을 판매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박카스D가 성공조짐을 보이자 대량판매를 위해 유통방식도 손질했다. ‘제약사도매상소매약국’으로 이뤄진 전통적인 유통경로에서 벗어나 소매 직거래를 뼈대로 하는 ‘박카스 루트세일’도 도입했다. 영업사원들이 전국 2만여개 약국에 직접 방문하면서 판매에 나섰다. 

3M 전략이 본격화된 1965년부터 박카스D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시작했다. 판매량이 1965년 980만병에서 이듬해는 200%이상 성장한 3000만 병, 1967년에는 4700만병까지 늘었다. 덩달아 동아제약도 국내 제약업계 정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승승장구하던 박카스는 1990년대초 박카스D에서 박카스F(포르테)로 리뉴얼했다. 2000년대 들어 타우린 성분을 두배로 늘린 박카스D(더블), 여성과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박카스 카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나갔다. 2011년부터는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며 새로운 발판이 마련됐다. 기존 거래처인 약국과 편의점이라는 신규 거래처의 유통이원화 전략을 시작했다. 

2015년 박카스는 제약회사가 국내에 판매하는 단일제품 중 최초로 2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약국용 박카스D가 1506억원, 편의점 및 일반유통용 박카스F가 503억원을 합작한 덕분이다.
 
박카스는 단순한 자양강장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한 아이스크림 회사는 박카스맛 아이스크림을 콜라보레이션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박카스는 단순 자양강장제를 넘어선 문화상품이 돼가고 있다. 또 동아제약으로 출발했던 회사명은 1994년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의 라틴어인 ‘SOCIO’를 넣어 동아쏘시오그룹으로 바꿨다. 지금도 동아쏘시오를 대표하는 상품인 박카스는 ‘100년 장수상품’을 노리고 다시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권오용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제실장•기획홍보본부장, 금호그룹 상무, KTB네트워크 전무를 거쳐 SK그룹 사장(브랜드관리부문), 효성그룹 상임고문을 지낸 실물경제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현재 공익법인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로 기부문화 확산과 더불어 사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혁신민국(2015),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2012),가나다라ABC(2012년), 한국병(2001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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