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재가공•섬유의류•신발•전자•식품• 관광 업종 영향 커
[인사이드비나=호치민, 응웬 늇(Nguyen nhut) 기자]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주문이 줄어들자 일감이 없어진 베트남의 많은 수출기업들이 정리해고 등 인력감축이라는 극약처방에 나서고 있어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현지매체 브이앤익스프레스(VnExpress) 보도에 따르면, 호치민시에 본사를 둔 종업원 900명 규모의 한국 의류업체 S&K비나(S&K Vina)는 지난 9월초 한국 모회사의 지시에 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 폐쇄 수순에 들어갔다.
S&K비나 관계자는 “해외 수출주문이 끊기면서 모회사가 대안을 찾지 못해 공장을 결국 폐쇄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올 중반까지도 주문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공장폐쇄 소식에 놀랐고, 아무도 이 상황을 대비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15년간 별다른 문제없이 공장을 운영해온 S&K비나는 이달말이면 청산 절차가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 청산을 위해 근로자 임금 및 기타 보상액으로 300억동(120만달러) 가량을 지출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했다.
남부 안장성(An Giang) 소재 한국 가죽신발회사 안장삼호(An Giang Samho)는 12월까지 전체 인력의 53%에 해당하는 5300여명 정리해고할 계획이다.
안장삼호는 최근 지방당국에 제출한 문서에서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던 해외 파트너가 주문을 중단한데다 다른 거래처의 수출주문도 줄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정리해고한다"고 밝혔다.
안장삼호는 비록 정리해고를 하지만 임산부, 1살 이하 유아자녀가 있는 근로자, 취약계층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을 유지할 방침이다.
팜 선(Pham Son) 안장성 노동보훈사회국 부국장은 공무원 재직 기간동안 이 같은 대규모 정리해고를 본 적이 없다고 우려했다.
수출 중심 기업들이 정리해고를 하는 것은 S&K비나와 안장삼호뿐만이 아니다.
베트남노동총연맹에 따르면 수출주문이 줄어들어 9월부터 이달까지 정리해고 및 교대근무 등 영향을 받고 있는 근로자는 전국 28개 성·시 63만여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57만명은 교대근무 등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됐고, 3만4000명은 실직, 3만1000명은 무급휴가 또는 계약연장이 종료됐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산업은 목재가공, 섬유의류, 신발, 전자제품, 식품, 관광 및 서비스업종이다.
빈즈엉성(Binh Duong) 노동보훈사회국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2만8000명이 직장에서 해고됐다. 또 관내 약 24만명의 근로자가 소득감소 등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나이성(Dong Nai)에서는 지난 5개월동안 약 3만명의 근로자가 해고됐고, 롱안성(Long An)은 1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최대 경제도시 호치민시도 지난달에만 2800명 이상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그러나 소규모 업체들이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3400명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호치민시 최대 제조업체인 대만 신발회사 포유옌베트남(Pouyuen Vietnam)은 주문감소에 따른 생산량 조절을 위해 다음달부터 내년 2월말까지 3개월동안 전체 5만여명 근로자중 2만여명이 교대근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포유옌베트남에 따르면 교대근무로 근로자들은 총 14일을 쉬게 된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휴직기간동안 하루 18만동(7.3달러)을 지급할 계획이다.
호치민섬유의류자수협회장인 사이공3가먼트(Saigon 3 Garment)의 팜 쑤언 홍(Pham Xuan Hong) 회장은 "지금까지 30여년간 의류사업을 하는 동안 근로자 대량해고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해외 수출주문이 줄어 회원기업들의 상황이 코로나19 당시보다 더 어렵다”며 “지금은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것보다 종업원들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저가에 주문 물량을 따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