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46) SKT, 세계 첫 CDMA상용화…IT강국 길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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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46) SKT, 세계 첫 CDMA상용화…IT강국 길열어
  •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전 SK그룹 사장)
  • 승인 2023.05.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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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로 이동하며 끊김없이 통화하는 기술…1996년 서비스 개시
- 이후 LTE-A, 5G 상용화 등 ‘세계최초’ 이어져…정보통신 변방국서 주도국 도약
1996년 1월 이수성 당시 국무총리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 디지털 이동통신서비스 개시 통화를 하고 있다. SK텔레콤(당시 한국이동통신)은 세계최초로 CDMA 기술 개발및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이후 우리나라의 '세계최초' 기록은 LTE-A, 5G서비스 상용화 등으로 이어지면서 정보통신 변방국에서 주도국으로 도약했다. (사진=SK텔레콤)

우리나라의 이동통신기술이 세계를 석권하고 한국경제를 이끈 효자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 시발점은 차세대 통신기술로 인정받은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 개발이었다. 

1995년 12월31일. 연말연시로 온 세상이 들떠있던 그시간 긴장감에 휩싸인 사람들이 있었다. 한국이동통신 손길승 부회장을 비롯해 서정욱 사장, 조정남 전무, 이성재 본부장 등은 시험차량에 탑승해 인천톨게이트를 지나고 있었다. 단말기를 든 손 부회장은 최종현 회장에게 통화 상황을 보고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이 대중화돼있지만 당시엔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끊김없이 통화하는 기술은 쉽지않은 기술이었다. 인천톨게이트에서 주안역까지 짧다면 짧은 거리지만 동승한 사람들은 저마다 긴장감속에 통화를 이어갔다. 4명의 임원들이 번갈아가며 시험통화를 했고 단 한번도 끊김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세계 최초 CDMA 상용화의 성공을 예감하게 하는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이란 다소 복잡한 IT용어는 전국민이 아는 대명사가 됐다. 한국은 CDMA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하면서 통신강국으로 거듭났다. 지금까지 이어온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서비스의 시작은 CDMA 상용화에서 시작됐다. 

1993년 6월 정부는 디지털 표준방식으로 CDMA를 채택했다. 또 1994년 1월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에 선경그룹이 최대주주로 참여하면서 CDMA의 시스템개발은 전환점을 맞게된다. 선경은 '이동통신 기술개발 사업관리단' 뿐만 아니라 개발업체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개발업체들이 찾아내지 못한 장비결함을 발견해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CDMA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사업관리단은 1994년 3월 개발업체에 상용시험계획서를 발송했다. CDMA개발을 위한 일종의 모의고사에 해당하는 이 계획서는 통화시험 등 기본적인 예비검증을 통과한 업체만 한국이동통신 서울 장안동 사옥에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예비검증을 통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장안동 연구실에 상용시험기를 가동하게 됐다. 이 장비로 시험을 거듭한 한국이동통신은 1994년 11월18일 세계최초로 CDMA방식 시스템 운영 시험에 성공했다.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의 디지털 이동통신서비스 개시 기념식에서 최종현 SK그룹(당시 선경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통화성공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순조로운 최종 통화시험을 마치고 마침내 한국이동통신은 1996년 1월1일 인천, 부천 지역에서 CDMA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를 세계최초로 개시했다.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도 활용할 수 있는 듀얼방식으로 제공돼 CDMA 가입자는 초기 망구성에 관계없이 전국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언론들은 한국이동통신의 세계최초 CDMA 상용화에 대해 정보통신강국으로 첫발을 내딛는 쾌거라고 보도했다. CDMA 서비스는 새해 연휴를 지나 1월3일부터 시작됐다. 

CDMA 이동전화 서비스는 1996년 4월12일 서울 등 수도권 지역으로 확대된데 이어 상용화 9개월만에 전국 주요도시에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서비스대상 인구는 약 3502만5000명으로, 당시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79%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SK텔레콤은 세계최초 CDMA 상용화를 통해 한국의 IT산업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물론 국민경제 향상, 정보통신 기술주도국으로의 위상제고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이동전화서비스는 국민생활편익, 국민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1995~1998년 통신서비스 산업은 실질 국민소득 증가에 7.8% 기여했다. 

CDMA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서 시작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 ‘세계최초’ 기록은 2014년 세계최초 3Band LTE-A 상용화, 2019년 세계최초 5G서비스 상용화 등으로 이어졌다. 이같이 산•학•관•연의 일치단결로 이뤄낸 기술개발 노력이 과거 정보통신 변방국가였던 우리나라를  21세기의 주연국가로 도약시킨 것이다. 

권오용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제실장•기획홍보본부장, 금호그룹 상무, KTB네트워크 전무를 거쳐 SK그룹 사장(브랜드관리부문), 효성그룹 상임고문을 지낸 실물경제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현재 공익법인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로 기부문화 확산과 더불어 사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혁신민국(2015),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2012),가나다라ABC(2012년), 한국병(2001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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