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50) 아시아 최대 장학재단 세운 삼영화학 이종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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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50) 아시아 최대 장학재단 세운 삼영화학 이종환 회장
  •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전 SK그룹 사장)
  • 승인 2023.10.1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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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단기금 1조7000억…23년간 1만1500명 장학금
- ‘만수유(滿手有)했으니 공수거(空手去)하리라’
- 더많은 부(富) 일군 기업인 있어도 그보다 더많이 베푼 기업인은 없어
삼영화학 창업자 관정(冠廷) 이종환 회장이 사재를 내놓아 설립한 관정교육재단은 기금 규모 1조7000억원으로 개인이 만든 장학재단으로는 아시아 최대규모다. 그보다 더 많은 부(富)를 일군 기업인은 있어도 그보다 더 많은 부(富)를 베푼 기업인은 없다는 평가를 받는 이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으며, 관정 장학생중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간절히 소망했다. (사진=관정교육재단 홈페이지)

함안이 자리잡은 서부 경남은 지리산의 큰 기를 받아서인지 유난히 걸출한 인물이 많이 났다. 

한국의 초기 대기업 창업자들이 이곳서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고 홍의장군 곽재우 의병장이나 남명 조식 선생처럼 문무(文武)를 아우르며 나라사랑을 실천한 인재들이 나왔다. 

이곳에서 태어난 삼영화학 창업자인 관정(冠廷) 이종환 회장은 이런 면에서 보면 인물 중의 인물이다. 생전에 그보다 더 많은 부(富)를 일군 기업인은 있어도 그보다 더 많은 부(富)를 베푼 기업인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사재를 내놓아 만든 교육재단은 기금 규모가 1조7000억원(평가액 기준)이다. 개인이 만든 장학재단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2014년 600억원을 기부해 지은 서울대 관정도서관을 헌정하면서 서울대 사상 최대 기부액을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23년간 1만1500명 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줬다. 이가운데 약 750명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중에는 필자의 사위도 있다. 물론 필자는 이 회장과 일면식도 없다. 그동안 지급한 장학금만도 2700억원에 이른다.

이종환 회장이 지난 2014년 600억원을 기부해 지은 서울대 관정도서관(사진 뒷부분 ㄱ자 건물). 관정교육재단은 23년간 1만1500명 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줬으며, 이가운데 약 750명이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진=서울대 홈페이지)

1959년 삼영화학공업을 창업한 이종환 회장은 섬유산업이 흥하던 1970년대에 의류제품 포장 비닐 사업에 뛰어들어 콘덴서제조에 쓰이는 절연필름, 식품포장 랩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가 세운 고려애자는 세계 네번째로 초초고압 애자를 생산했고 전량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100% 국산화했다. 그가 기술의 경쟁우위에 집착한 것은 권력과 부조리에서 자신을 해방시켜 줄 돌파구로 기술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장학사업의 대부분을 자연과학, 공학 전공자에게 집중했다. 일본이 자주 노벨상을 받는데 우리도 노벨상을 많이 받아야 진정으로 일본을 넘어서는 나라가 된다고도 했다. 그는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했던 기업인이었다.

“회사는 창업주 개인의 왕국이 아니다”, “기업의 목적은 내가 잘 살고 내 주변 사람을 잘살게 하는 것이다”라며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의 생활신조는 “만수유(滿手有)했으니 공수거(空手去)하리라”이다. 손에 가득 쥐어봤으니 갈때는 빈손으로 간다는 뜻이다.

“저는 이 세상에 작은 발자국 하나라도 보다 오래 남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습니다. 저는 ‘후손에게 한 광주리의 황금을 주기보다 한 권의 경서를 가르치도록 하라’는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오랜 가훈을 되새겼습니다.” 그의 또 다른 믿음이다.

몸에 밴 검소함 탓에 ‘자장면 회장’ 소리를 듣기도 한 그는 “돈 버는 것은 천사처럼 못했어도 돈 쓰는 것은 천사처럼 하리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평생 이를 실천하고 지난 9월13일 세상을 떠났다.

권오용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제실장•기획홍보본부장, 금호그룹 상무, KTB네트워크 전무를 거쳐 SK그룹 사장(브랜드관리부문), 효성그룹 상임고문을 지낸 실물경제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현재 공익법인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로 기부문화 확산과 더불어 사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혁신민국(2015),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2012),가나다라ABC(2012년), 한국병(2001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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