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타계…기술중시 강조한 ‘재계 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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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타계…기술중시 강조한 ‘재계 거목’
  • 문동원 기자
  • 승인 2024.03.29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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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소 신촌세브란스 5일장, 내달 2일 영결식
- 스판덱스•타이어코드 세계1위…한국 소재산업 글로벌수준 격상
- 민간경제외교관으로 한미•美비자면제•한일기술교류에 기여
29일 타계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기술중시 경영으로 스판덱스를 독자개발, 오늘날 타이어코드와 함께 세계 1위로 키우며 한국 소재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시킨 재계의 거목이었다. (사진=효성그룹) 

[인사이드비나=문동원 기자]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89세. 

조석래 명예회장은 최근 건강이 악화돼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별세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 3남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내달 2일 오전 8시에 열린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 35년간 효성 이끌며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시켜

조석래 명예회장은 부친이자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과 함께 효성그룹을 일구어 명실상부한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킨 ‘재계의 거목’이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경남 함안 출신으로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한후 미국으로 유학해 일리노이대 화학공학과 석사를 마치고 교수를 꿈꾸며 박사과정을 준비하던중 부친의 부름을 받고 1966년 효성의 모태인 동양나이론 울산공장 건설에 참여하며 경영자의 길에 들어섰다.

효성그룹 2대 회장으로 1982년부터 2017년까지 35년간 그룹을 이끌며,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섬유•첨단소재•중공업•화학•무역•금융정보화기기 등 효성의 전 사업부문에서 한국을 넘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2004년 중국 가흥 타이어코드공장 순시 모습(윗사진)과  2005년 시진핑 중국주석(당시 저장성 당서기) 초청만찬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효성그룹)

◆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 설립…스판덱스 등 독자기술 개발

조 명예회장은 기술중시 경영을 펼치며, ‘경제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이는 효성그룹의 핵심DNA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전의 토대가 됐다.

기술에 대한 집념은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 설립으로 이어졌다. 신소재•신합섬•석유화학•중전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있도록 전폭 지원했고, 이는 효성그룹이 독자기술 기반으로 글로벌 소재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 자리잡을 수있는 기반이 됐다.

조 명예회장은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 1975년 효성중공업 설립을 주도하며 조홍제 창업주 회장 때부터 줄곧 강조해온 ‘산업입국’의 경영철학을 실현했다.

특히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는 조석래 명예회장이 연구개발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당시 미국•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던 스판덱스 제조기술을 1990년대초 독자기술로 개발에 성공했다. 

오늘날 스판덱스는 타이어코드와 함께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효성그룹의 대표제품으로 자리잡았다. 2011년에는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탄소섬유도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해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해왔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전경련 회장(윗사진)을 지내며 일자리창출과 대•중소기업 상생 노력을 기울였으며, 한미경제협회 회장 등 민간경제외교관으로 한미FTA,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 등에 기여했다. (사진=효성그룹)

◆ 전경련회장 역임…일자리창출, 대•중소업 상생협력 노력

조 명예회장은 그룹경영 뿐아니라,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여러나라와의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했다. 한미FTA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하며, 민간외교 부문에서 한미FTA 체결에도 큰 공헌을 했다. 또한 한미FTA 체결당시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에 기여하는 한편, 대일 무역역조 해소, 한일간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한일경제공동체 추진 등 한국 경제인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앞장섰다.

조 명예회장은 31•32대(2007~2010)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300만개 일자리 창출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국제교류 활성화, 여성일자리 창출 및 일•가정 양성확립 등에 기여했다.

특히 전경련 회장 재임 당시 “물고기가 연못에서 평화롭게 노닐고 있는데 조약돌을 던지면 사라져버린다. 돈도 같은 성격이어서 상황이 불안하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기업의 투자 환경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조 명예회장은 한미재계협회장, 한일경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국제 경제외교 활성화를 견인했고 한국경제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 허례허식 없는 소탈한 총수

조석래 명예회장은 재계에서 허례허식 없는 소탈한 경영인으로 꼽혀왔다. 겉치레로 격식차리는 것을 좋지않게 여겼고, 회장이라고 특별대우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경영을 이끄는 동안 궁금한 사항이 있으며 팀장이나 과장급 직원에게 직접 전화해 파악하거나 토론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해외출장을 갈때도 수행원 없이 혼자 가는 등 대부분의 일정에 홀로 움직였다.

중국에서 귀국하는 길에 마중나온 임원들이 가방을 대신 들어주려고 하자 “내 가방은 내가 들 수 있고 당신들이 할 일은 이 가방에 전략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라고 한 일화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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