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드비나=오정희 기자/ 호치민 이승윤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베트남 유통시장, 롯데마트는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온라인 플랫폼이 공존하는 복합적 환경 속에서 독자적인 성장 전략을 펼치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요리하다 키친’과 ‘풍미소’ 등 K-푸드 특화 브랜드로 현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 한편, 자체 멤버십 운영과 옴니채널 전략, 산지 선별 및 포장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그로서리 마켓 1위’를 향한 구체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조직문화를 혁신하고 인재 중심 경영을 강화한 점은 매장 현장의 만족도와 서비스 질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주백 롯데마트베트남 법인장은 “직원이 자랑스러운 회사야말로 고객 감동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유통체계 현대화와 사람 중심 경영이라는 두 축을 통해 롯데마트가 베트남 유통의 내일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Q. 한국산 제품(K-그로서리) 유통 확대와 관련해 현지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요? ‘요리하다 키친’, ‘풍미소’ 등 구체적 사례를 중심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즉석 조리식품 특화 매장인 ‘요리하다 키친’과 베이커리 브랜드 ‘풍미소’ 등에 대한 현지 소비자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겁습니다.
'요리하다 키친'은 김밥과 떡볶이, 도시락 등 다양한 K-푸드를 간편식 형태로 제공하는 코너인데, “여기 김밥이 한국보다 맛있다”고 하는 고객분들이 계실 정도로 특히 반응이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풍미소’ 또한 베트남 고객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제조해 판매 하고 있고, 매출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긍정적 반응은 단순히 한류 영향을 넘어 저희가 현지 입맛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상품을 꾸준히 개선하고 관련 투자를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베트남에서 마트 내 푸드코너 풍경은 한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베트남은 집밥보다는 외식이 일반화되어 있고, 따라서 마트 내 푸드코너를 하나의 외식 공간처럼 여기는 인식도 강한 편입니다. 자리가 없을땐 바닥에 앉아서 음식을 드시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요. 푸드를 통해 유입되는 트래픽도 다른 시장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높은 편입니다.
롯데마트는 이런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한국에서 운영하던 전문 셰프와 식품 연구원으로 구성된 FIC(푸드이노베이션센터)를 그대로 베트남으로 옮겨와 상품 개발과 현지 직원 교육에 활용하며 지속적으로 품질 향상에 나서는 한편, 매년 조리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경연대회인 ‘마스터셰프’를 개최해 우수 직원들을 포상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현재 베트남 내 유통 경쟁 환경은 어떤 구조인가요? 타사와 비교해 롯데마트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점포 운영 외에도 베트남 내에서 유통/물류 인프라 확보나 공급망 관리 전략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롯데마트가 베트남에 진출하던 당시, 시장은 독일 메트로그룹과 프랑스 카지노그룹의 빅씨, 꿉마트 등 주로 식품 중심의 마트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당시에는 복합쇼핑몰로 여겨질 정도의 큰 규모의 마트를 오픈했고, 식품 외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며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롯데마트는 현지 고객분들에게 단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소매점을 넘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고, 생각보다 빠른 시장 안착이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롯데마트는 단순히 상품을 저렴하게 파는 소매점이라는 이미지를 철저히 지양합니다. 마트라면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것은 당연한 전제이며, 정말 퀄리티가 좋은 상품 혹은 타사의 매장에서는 구할 수 없는 상품을 제공한다거나, 소비자의 발길을 불러모을 특별한 메리트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롯데마트는 베트남 그 어떤 동종업계 기업보다 CRM(고객관계관리)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 2023년 7월 법인장으로 부임한 뒤 대고객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멤버십 프로그램 강화를 추진했고, 그 결과 회원 수를 300만명으로 2배 이상 늘리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숫자도 중요하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확보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이 더욱 중요합니다. 저희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타깃 마케팅에 나서고 있고, 이는 실제 내실을 다지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앞으로도 그린필드(부지매입·건축) 방식의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저희가 잘할 수 있는 그로서리 중심 매장으로 차별화를 시도할 계획입니다.
롯데마트베트남의 목표는 ‘베트남 최고의 그로서리 마켓’ 입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베트남의 유통 과정은 아직 체계화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저희는 향후 보다 신선하고, 우수한 품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자 ▲산지 상품 선별·포장 ▲유통체계 현대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Q. 온라인 유통 플랫폼과의 경쟁 속에서 오프라인 점포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요? 롯데마트베트남의 온/오프라인 영업 전략이 궁금합니다.
“유통채널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짓기 보단,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온라인 구매 경험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베트남은 각 유통채널의 특성을 결합한 옴니채널 전략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채널과 관련해서는 압도적인 그로서리 분야 선도 유통업체가 되겠다는 신념 아래 지난 2023년 자체 온라인몰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상품을 받아보실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 시장 성장세를 감안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또한 베트남은 아직 결제나 배송 환경이 성숙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도시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트래픽을 유지하며 온라인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전략을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Q. 롯데마트베트남의 직원관리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저는 늘 현장에 답이있다고 생각하고 여유가 생길때면 매장을 살피곤 합니다. 과정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직원들을 만나면 격려와 함께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전합니다.
사실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이지만, 저는 직원 모두가 롯데마트를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직장으로 여겼으면 하고, 어떻게 하면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을까 늘 고민하는 편입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한명 한명은 고객들과 1차 접점입니다. 결국 사람이니까 그들이 웃고 있으면 고객도 만족하고, 그들이 지치면 서비스도 달라지는 것이지요.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직원들도 기쁜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고, 이는 고객 만족과 매출 증대라는 자연스러운 선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법인장으로 부임한 뒤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직접 쓴 카드와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인사를 건네는 전에 없던 조직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마트의 청결함을 담당하시는 청소직, 안전 관리를 책임지는 경비직원들은 비록 주목을 받지 못하시지만, 이런 분들이 있기에 저희도 안심하고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직원들에게 사소한 부분이라도 감동을 주려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곧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직원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그들이 진정으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때, 회사는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