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 148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8) 두동치활(頭童齒豁) 마치도장(馬齒徒長)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8) 두동치활(頭童齒豁) 마치도장(馬齒徒長)

    지난봄 어느날 큰형수님이 쑥개떡을 맛있게 했으니 시간내서 먹으러 오라 하셨다. 쑥개떡이란 말만 들었는데도 벌써 청량한 쑥향기에 입에 침이 고였다. 요즘 개떡은 모양도 예쁘고 맛이 있지만, 원래 개떡은 모양새가 이상하거나 얼토당토않은 상황을 보고 '개떡 같다'라고 했듯이, 모양도 제멋대로며 맛이라곤 없는 게 일반적이었다. 50~60년대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먹고살기 힘들 때였다. 지난해의 곡식을 다 먹고, 새 곡식인 보리가 채 영글지 않아 먹을 것이 없는 5~6월경이 이른바 '보릿고개'였다. 게다가 한국전쟁으로 인해 국토가 황폐해지고

    이형로
    11-10 15:51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7) 광화문광장과 허실생백(虛室生白)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7) 광화문광장과 허실생백(虛室生白)

    30여년전 일본에서 공부할 때는 수업하랴 아르바이트하랴 주위를 둘러볼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지난해 봄, 당시에 살던 곳을 둘러보며 아이들에게 그때 어떻게 살았나 이야기해주기 위해 오사카와 교토 여행을 하게 됐다. 교토에서는 우선 필자가 수학하던 교토대학과 유명 사찰을 둘러보고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료젠고코쿠신사(靈山護國神社)를 찾았다. 교토는 일본의 정치적 상징인 천황이 대대로 주거하던 곳이어서, 그로 인해 근대 일본의 역사적 격동기인 메이지유신(明治維新, 1868년 시작)이 펼쳐진 중심지이기도 하다. 막부 말기부터 이 시

    이형로
    10-27 11:19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6) 음수사원(飮水思源) 불망조덕(不忘祖德)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6) 음수사원(飮水思源) 불망조덕(不忘祖德)

    평소에는 잊고 있다가 추석이면 나도 모르게 생각나 기다려지는 사람이 있다. 몇해 전 추석 당일 오후, 관람객이 많아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에 지원근무할 때였다. 단아한 60대 중반쯤되는 부인이 나가려다 말고 필자에게 머뭇머뭇 다가왔다. 뭐 도와줄 일이 있느냐니까, 특별한 일은 아니고 그냥 얘기나 좀 하고 싶어서란다.그녀는 여느 궁궐과 달리 덕수궁에 오면 감회가 남다르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덕수궁에 근무하셨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그저 할아버지가 전에 우리 덕수궁 직원이었나보다 하고 가볍게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그런데 대화하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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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4 11:52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5) 여론조작(輿論造作), 채시지관(采詩之官)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5) 여론조작(輿論造作), 채시지관(采詩之官)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2022년 6월 보궐선거,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정치브로커 의 공천개입과 불법 여론조사 및 여론조작 의혹 등 소위 '명태균 게이트'가 핫 뉴스가 됐던 적이 있고, 지금도 수사가 진행중이다. 여론조작(輿論造作, Media manipulation)이란 방송 등 대중 커뮤니케이션이나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의 독특한 특징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오도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의 이익과 의제를 추진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조직적인 캠페인을 말한다. 특히 총선이나 대선 등이 치러질 때 여론조사 결과는

    이형로
    09-22 11:30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4) 역려과객(逆旅過客) 유성인연(流星因緣)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4) 역려과객(逆旅過客) 유성인연(流星因緣)

    필자가 13년 전 덕수궁에서 근무를 시작할 때 관람객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몇 해가 지나자 국내인은 물론, 'K-컬쳐'가 세계에 알려지며 외국인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하루에 수천 또는 수만 명(설•추석연휴 경우)이 들어왔을 때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이제는 내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구경하는거야'라고 생각을 바꾸니, 관람객들이 많아도 즐기게 되었다. 그동안 밤하늘의 뭇별만큼이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지금도 만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밤하늘의 별똥별처럼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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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9 11:34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3) 창씨개명(創氏改名)과 팔굉일우(八紘一宇)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3) 창씨개명(創氏改名)과 팔굉일우(八紘一宇)

    지난 겨울 눈이 제법 내린 날이었다. 궁을 한 바퀴 돌다 석조전에 가보니 화단 눈밭에 '石泉'이라는 큼직한 글자가 눈에 띄었다. 그것을 보자 기모노를 입고 중앙청 앞에서 사진을 찍던 일본인들이 떠올랐다. 알다시피 지금은 허물어버린 중앙청은 일본강점기 총독부 건물이었다. 일본인들은 자기네 조상이 자랑스러워 그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겠지만, 그것을 지켜보던 우리들은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석조전 건축에 관여한 일본인 가운데 이시즈미(石泉)라는 사람의 후손이 와서 자랑스럽게 써놓은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상했다. 그래서 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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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25 16:20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2) 김구와 쑨원, 천하위공(天下爲公)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2) 김구와 쑨원, 천하위공(天下爲公)

    지난 4월 덕수궁 덕홍전에서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외국계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가 2015년부터 문화유산국민신탁에 기증한 독립유공자의 친필 휘호(영인본) 11점을 공개하는 특별전이 있었다.특별전은 '유묵(遺墨), 별이 되어 빛나다. 두 번째 빛'을 주제로 백범 김구, 도산 안창호, 만해 한용운, 해공 신익희, 위창 오세창 등 독립운동 거목들의 친필 붓글씨를 통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며 국가유산 보호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높이고자 기획됐다.그 가운데 필자의 눈길을 끈 작품은 위창 오세창(葦滄 吳世昌,1864~1953)의 전서체 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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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12 10:53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1) 장풍득수(藏風得水), 플라시보효과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1) 장풍득수(藏風得水), 플라시보효과

    필자가 덕수궁에서 일하기 시작한 2012년 1월은 70~80년만의 혹한이었다. 보름 이상 영하 20도에 육박했지만 당시에는 추위를 피할 초소가 없었다. 이런 열악한 여건에서 계속 근무해야 하나 생각이 들면서도 이왕 들어왔으니 버텨보자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워낙 추워 관람객보다 우리 궁지기가 더 많은 상황에서는 어떻게 추위를 이겨내며 시간을 보내느냐는 것이 관건이었다. 어떤 날은 중화전 월대의 박석(薄石) 갯수를 세다가 조정의 박석도, 그럼에도 퇴근 시간은 아직 멀어 깨진 박석까지 세어보기도 했다. 그러다 아예 전설을 만들어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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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28 12:12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0) 천생연분(天生緣分) 천작지합(天作之合)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40) 천생연분(天生緣分) 천작지합(天作之合)

    장마가 시작하는거 같더니, 서울은 비 몇번 내리곤 찌는 듯한 무더위다. 이런 와중에도 비비추는 이제 제철이라며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비비추는 봄에 나무 그늘에서 반짝이는 잎으로 지면을 덮다가 여름이면 하늘을 향해 꽃대를 올린다. 그 가는 장대에 꽃송이가 줄줄이 벙글기를 기다리다 차례가 되면 작은 나팔 같은 보라색 꽃을 피운다. 우리나라에는 비비추 외에 일월비비추, 좀비비추, 흑산도비비추 등이 자생한다. 이런 비비추속을 통틀어 '호스타(Hosta)'라고 하는데 원래 동아시아에 35종류가 자생하는 특산이었다. 이를 유럽에서는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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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07 16:24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9) 새정부 인사와 낭중지추(囊中之錐)•입현무방(立賢無方)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9) 새정부 인사와 낭중지추(囊中之錐)•입현무방(立賢無方)

    이재명 정부는 지난 10일 주요 공직 후보를 국민이 직접 추천하는 '국민 추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적극 활용해 국민을 위해 진정성 있게 일하는 진짜 인재를 널리 발굴한다는 취지다. 추천대상은 정부 부처 과장급 이상부터 장관급까지 폭넓게 상정했고, 공공기관장과 임원도 포함된다. 추천분야는 정무직, 개방형 직위 등 31개 전문분야로 세분화했다. 각 분야를 선택한 후 '나를 추천합니다'와 '다른 사람을 추천합니다'로 추천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자천(自薦), 타천(他薦) 모두 가능한 셈이다. '나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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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23 13:25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8) 청사초롱(靑紗燭籠) 동방화촉(洞房華燭)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8) 청사초롱(靑紗燭籠) 동방화촉(洞房華燭)

    유월에 들어서며 덕수궁 돌담 그늘 곳곳에선 초롱꽃이 한창이다. 특히 준명당 굴뚝인 연가(煙家) 주위에서는 여러 종류의 초롱꽃이 올망졸망 자태를 뽐내고 있다. 초롱꽃은 보통 6~8월에 피는 꽃이지만 덕수궁은 도심에 있어선지 다른 곳보다 한달 정도는 일찍 핀다.​ 초롱꽃은 우리나라 산과 들에 피어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여름에 흰색 또는 엷은 홍자색에 자주색 작은 반점이 있는 꽃이 줄기 끝에 모여 피며 종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선 어두운 밤에 불을 밝히던 초롱을 닮아 초롱꽃이라 하며, 중국에서도 우리와 같은 의미로 등롱화(燈籠花), 자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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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09 11:35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7) 화중지왕(花中之王) 거어지탄(車魚之歎)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7) 화중지왕(花中之王) 거어지탄(車魚之歎)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속에 웃고 오네." 이맘때면 따라부르고 싶은 '모란•동백' 첫 구절이다. 원곡자 이제하 작가의 투박한 목소리도 좋고, 조영남 가수의 담담하며 깨끗한 소리도 좋다. 청순한 아가씨 같기도 하고 성숙한 귀부인 같은 모란. 매년 봄 그 속에 감춰진 요염함과 우아한 자태에서 풍기는 향기에 흠뻑 빠져든다. 모란이 소임을 다할 무렵, 모란을 닮은 작약이 피고 있다. '서면 작약, 앉으면 모란'이란 말이 실감나는 계절이다. 서있으면 작약처럼 우아하고 앉으면 모란처럼 예쁘다

    이형로
    05-19 12:30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6)오유지족(吾唯知足) 안빈낙도(安貧樂道)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6)오유지족(吾唯知足) 안빈낙도(安貧樂道)

    30여년 전 일본에서 공부한다고 몇년 머문 적이 있다. 유학생은 아이를 낳으면 출산비가 무료라 해서 둘째까지 낳으며, 공부하랴 먹고 살랴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나날이었다. 벚꽃이 필 무렵 장인•장모님이 오셔서 교토의 돌정원(石庭 이시니와)으로 유명한 료안지(龍安寺)에 모시고 간 적이 있었다. 일찌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1975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다녀가서인지 오전인데도 서양인들이 꽤 있었다. 일반 정원과 같은 풀과 나무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모래 위에 자갈과 돌덩이만으로 이루어진 가레산스이(枯山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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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28 12:11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5) 만화방창(萬化方暢) 흥진비래(興盡悲來) 일수백확(一樹百穫)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5) 만화방창(萬化方暢) 흥진비래(興盡悲來) 일수백확(一樹百穫)

    우리 꽃대궐 덕수궁에 벚꽃이 만발하더니 수수꽃다리와 산철쭉도 하나둘 얼굴을 내밀고 있다. 바야흐로 온갖 생물과 꽃들이 서로 다투어 흐드러지는 만화방창(萬化方暢) 좋은 계절이다. 얼마전 숭례문에 근무하는 필자의 독자이자 글친구가 그곳에는 화사한 봄꽃은 없고 돌틈에 돌단풍밖에 없어 아쉽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그래도 사방으로 자동차가 다니는 도심의 섬같은 곳에 돌단풍이나마 꽃을 피우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자세히 살피면 그곳에도 민들레•좁쌀냉이•꽃마리 등이 피어 있을테니 서운하게 생각마시라 했다. 비록 작디작은 꽃이지만. 돌단풍은 쌍떡잎

    이형로
    04-14 11:29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4) 수청무어(水淸無魚) 동류상종(同類相從)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4) 수청무어(水淸無魚) 동류상종(同類相從)

    필자의 고교동창 단톡방에는 매일 좋은 글귀가 적힌 카드를 보내는 친구가 둘이나 있다. 보통 하루에 하나씩, 그러다 기분 내키면 두 개도 띄운다. 문자 그대로 주옥같은 글귀로 인생의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을만한 것들이다. 며칠전에 '물이 지나치게 맑으면 사는 고기가 없고, 사람이 지나치게 비판적이면 사귀는 벗이 없다. -공자-'라는 글이 띄워졌다. 이는 공자가어(孔子家語) 입관편(入官篇)의 '水至淸則無魚 人至察則無徒(수지청즉무어 인지찰즉무도)'라는 구절의 번역이다. 이 말은 공자가어뿐만 아니라 대대례기(大戴禮記)와 한서(漢書) 동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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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4 11:47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3) 인두축명(人頭畜鳴) 이인위경(以人爲鏡)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3) 인두축명(人頭畜鳴) 이인위경(以人爲鏡)

    요즘 우리 사회의 어수선한 모습과 그 이유를 생각해보다 몇해 전에 교수신문에서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뽑은 '혼용무도(昏庸無道)'란 말이 떠올랐다. 혼용(昏庸)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합쳐 줄인 말이며, 무도(無道)는 논어 계씨편(季氏篇)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한 말로 사람이 걸어야할 정상적인 궤도가 붕괴된 야만의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혼용무도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 전체의 예법과 도의가 송두리째 무너져 버린 상태를 의미한다. 덕분에 요즘 율곡(栗谷) 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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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0 11:08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2)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설니홍조(雪泥鴻爪)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2)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설니홍조(雪泥鴻爪)

    오늘도 온몸을 꽁꽁 싸매고 출퇴근이다. 입춘이 벌써 지나고 우수도 지났건만 아직 칼바람이 매섭다. 요즘 체감온도는 한겨울 못지않다. 봄이 왔다고 하나 봄 같지 않다. 80년대초 어떤 정치인이 당시 정치상황을 한시 한 구절로 비유한 후 신문타이틀로 유행하던 말이 있었다.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이다. 봄은 왔으나 봄같지 않다'란 뜻의 이 말은 당나라 측천무후 때 좌사(左史) 벼슬을 지낸 동방규(東方虯, 624~705년)가 지은 시의 한 구절이다. 시를 빨리 짓기로 유명한 그가 왕소군(王昭君, 기원전 51~기원전 15)을 주제로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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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11:50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1) 고주일척(孤注一擲) 위호작창(爲虎作倀)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1) 고주일척(孤注一擲) 위호작창(爲虎作倀)

    '대한이 소한집에 놀러가서 얼어죽는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번 대한은 봄날씨 같았다. 그러더니 아니나 다를까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며칠동안 하늘을 뿌옇게 뒤덮었다. 이대로 봄이 오는가 싶더니, 아직 때가 아니라는듯 설연휴 동안 한파에 폭설까지 내렸다. 그래도 덕수궁엔 관람객들이 제법 들어와 눈길은 발자국으로 어지럽지만 외진 곳엔 새들의 발자국이 또렷하다. 12•3 비상계엄으로 오리무중 안개 정국이 지속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도대체 무슨 마음으로 계엄을 선포했을까. 그의 말대로 거야(巨野)의 횡포에 맞선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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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03 12:24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0) 면후심흑(面厚心黑) 면박심백(面薄心白)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30) 면후심흑(面厚心黑) 면박심백(面薄心白)

    밖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안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구속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나라가 어수선하다. 1983년 유학갔을 때 대만은 수십년간 계엄이 지속되고 있던 국민당 일당 독재국가였다. 정부를 조금이라도 비판하는 책은 금서가 되어 시중서점에서는 찾아볼 수없지만, 길거리에서는 복사본으로 팔리고 있었다. 어느날 대만대학 앞길에서 복사본을 뒤적이다 말로만 듣던 '후흑학'(厚黑學)이란 책을 샀다. 수업을 좇아가느라 정신없어 책꽂이 구석에 꽂아놨다가 방학때나 뒤적여보곤

    이형로
    01-20 12:52
  •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29) 도량발호(跳梁跋扈) 관국지광(觀國之光)

    [이형로의 고사성어로 보는 세상](129) 도량발호(跳梁跋扈) 관국지광(觀國之光)

    문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갑진년이 지나고 어느덧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乙巳年)이 밝았다. 매년 그랬듯 작년 세밑에도 전국 대학교수들은 갑진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권력이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라는 뜻의 '도량발호(跳梁跋扈)‘를 선정했다. 선정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의혹과 친인척 보호, 정부•기관장의 권력남용, 검찰독재, 굴욕적인 외교, 경제에 대한 몰이해와 국민의 삶에 대한 무관심, 정치 브로커 명태균과 역술인 등 사인(私人)에 의한 나라의 분열 등을 꼽았다. 놀랍게도 이 사자성어는 12•3 비

    이형로
    01-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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