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 GS25 한 점포 내 베트남 소비자들이 계산을 위해 줄을 선 모습. (사진=이승윤 기자)

[인사이드비나=호치민, 이승윤 기자] 호치민의 어느 주택가 골목. 아침부터 GS25 매장으로 베트남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매일 많은 사람들이 출근길 GS25에서 산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고, 즉석 떡볶이와 김밥으로 간단한 저녁을 해결하곤 한다. 얼핏 보면 한국이 아닌가 싶지만, 현지에서 GS25는 더 이상 낯선 편의점 브랜드가 아니다.

다년간의 현지 사업을 통해 이제는 베트남 소비자들에게도 익숙한 편의점 브랜드로 자리 잡은 GS25. GS25는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현지화 노력부터 한국 고유의 맛과 멋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으로 단순한 편의점을 넘어 K-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서클K와 패밀리마트, 미니스톱, 세븐일레븐이 경쟁 중이던 베트남 편의점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대한민국 대표 편의점 GS25. 남부에 이어 하노이를 포함한 북부 지역까지 영향력을 넓히며 전국적인 확장에 나선 GS25의 베트남 진출 배경부터 도전 요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까지 최금성 GS25 베트남 법인장을 호치민 현지에서 직접 만나 자세한 스토리를 들어봤다.

호치민시 1군 레탄똔길에 들어선 GS25 점포의 모습. (사진=이승윤 기자)

베트남, 동남아 진출을 위한 첫 교두보가 되다.

Q. 편의점 사업자로서는 상당히 일찍인 2018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GS리테일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이유와 목표는 무엇입니까?

“GS리테일은 국내 편의점 시장 포화와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베트남 호치민에 GS25 1호점을 개점하며 해외 시장 첫 진출을 단행했습니다. 당시 국내 편의점 수는 3만3000개를 넘어서며 점포당 수익성이 감소하는 상태였습니다. 이에 따라 GS리테일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고자 했습니다.

베트남은 높은 경제 성장률, 한국 브랜드에 대한 친숙함, 상대적으로 낮은 편의점 경쟁 강도 등 여러 요소가 맞물려 동남아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선정됐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신흥시장 내 입지 확보,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브랜드로의 성장과 국내 시장 포화에 대한 대응이라는 복합적 목표를 갖고 베트남 시장 진출을 추진했습니다.”

(사진=GS25)
몰려든 고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하노이의 한 GS25 점포 내 풍경. (사진=GS25)

Q. 하노이 점포들의 초반기세가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베트남 진출 이후 지금까지 사업진행 경과에 대한 총평 부탁드립니다.

“지난 3월 문을 연 하노이 점포들은 고객의 높은 관심과 호응 속에 빠르게 안착했습니다. 이러한 초기 성과의 배경으로는 서클K가 독점하던 지역에 새로운 브랜드가 진입하면서 소비자들 사이 호기심을 이끌어냈고, K-푸드 중심 상품 전략, 세련된 매장 디자인, 사전 마케팅과 현지화전략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GS25 베트남 진출 당시 초기에는 문화적 차이와 낮은 편의점 이용 친숙도, 상대적으로 낮은 소비 수준, 높은 임차료와 인건비, 구조적 한계에 따른 수익 전환 지연 등이 주요 과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GS리테일 본사와 베트남 합작 파트너인 손킴리테일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은 큰 힘이 되었고, 그 결과, 현재는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Q. 베트남 시장 공략을 현지 기업인 손킴과 합작법인으로 시작했습니다.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이러한 합작 형태는 분명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한국과 베트남간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 가능성입니다. 이는 양사간 합작법인을 운영하는데 가장 현실적인 어려움중에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손킴리테일이 현지 유력 기업인 덕분에 한국 기업 단독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각종 제도적 이슈나 현지 이벤트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동시에 수많은 베트남인 근무자들을 문화적 충돌 없이 고용하고 관리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현지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양사는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할 때마다 '베트남 No.1 편의점', 'World Best GS25'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각 사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합리적인 방향으로 해결책을 도출해 내는 과정을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경험 또한 합작법인만이 지닐 수 있는 중요한 장점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현지화와 글로벌화라는 두 축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 몽골과 베트남의 뚜렷한 환경 차이

Q. GS리테일은 몽골에서도 편의점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베트남과 몽골 시장을 비교하면 어떠한 장단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베트남의 인구가 1억여명인 데 반해 몽골은 350만여명으로 큰 차이가 나며, 이는 곧 소매업 성장 여력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특히 베트남은 인구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도시 외 편의점에 대한 친숙도가 낮아 시장 잠재력이 강한 편입니다.

또한 베트남은 연중 유동 인구 활동에 큰 제약이 없는 기후, 특히 심야시간대 인구를 늘리는 장점이 있는 반면, 몽골은 겨울철 혹한기 등 매출 변동 요인이 크고, 상품 소싱 측면에서도 베트남이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기에 상품 공급면에서 이점이 높은 편입니다.

베트남 시장의 단점은 높은 가격 민감도, 도시 외 편의점 친숙도가 낮은 점, GS25를 제외한 4개 메이저 편의점 브랜드 진출에 따른 높은 경쟁 강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GS리테일은 각 시장에 맞춘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직원들과 회의중인 최금성 법인장. (사진=이승윤 기자)
직원들과 회의중인 최금성 법인장. (사진=이승윤 기자)

동남아에 부는 한류 열풍

Q. 베트남 소비자들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베트남 소비 자체를 문화적 경험으로 인식하며 구매한 상품을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즐깁니다. 소비는 단순 구매가 아닌 콘텐츠로 전환되는 행위로,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감성적 소통과 디지털 콘텐츠 제공이 필수적입니다.

더불어 베트남 내 현대화된 오프라인 소매점이 충분하지 않기에 편의점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편입니다. 특히 소매업계 사이 온라인에서 접한 정보와 트렌드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옮기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유행에 민감하고, 이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베트남 소비자 사이 K-푸드와 K-컬쳐, K-뷰티 등 한류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것 또한 한국 브랜드에게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GS25베트남이 통일절 50주년을 맞아 공식 SNS 계정에 게시한 기념 이미지. (그래픽=GS25)

Q.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시도, 특히 불만사항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계시는 지 궁금합니다.

“SNS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올초 관련 분야 전문가를 마케팅 팀장으로 새로 채용해 마케팅 부문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점포가 오픈되면 현지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신상품과 점포를 최대한 노출시켜 초반에 알려질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객서비스(CS)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다방면으로 진행중에 있습니다. 현재 고객들과의 직접적인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불편사항 해소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고객설문이나 웹과 SNS에 달린 댓글들을 꾸준히 수집하며 추가적인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편사례를 표출하지 않고 더이상 저희 매장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고객 또한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침묵 고객의 불만까지 잡아내기 위해 다가올 하반기 서비스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해 CS 운영에 반영하려 합니다.”

최금성 법인장이 컵밥과 베트남 쌀국수의 일종인 분보훼 상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이승윤 기자)
최금성 법인장이 컵밥과 베트남 쌀국수의 일종인 분보훼 상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이승윤 기자)

국내외 기업간 협력 확대 지속, 운영 안정성과 상생 기반 확보 위한 전략적 결정

Q. 현지화를 강화하기 위해 베트남 내수협력 기업을 확대할 계획이 있나요?

“스낵과 면류, 음료·주류 등 대형 업체 비중이 높은 카테고리의 경우, 매입 규모 문제로 인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으나, 즉석조리식품(FF)과 디저트, 베이커리 등은 협업 가능성이 높아 해당 분야에서 협력사 확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차별화와 안정성을 고려해 GS25만을 위한 독점 FF 제조시설 운영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베트남 내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생산·공급 체계를 구축 중입니다. 이는 유통 효율과 비용절감은 물론, 한국 브랜드에 대한 베트남 소비자의 선호도를 활용해 차별화에 나설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협력 확대는 GS25의 현지화 추진력 강화뿐 아니라, 현지 파트너사들과의 상생 기반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GS25베트남과 동화약품의 베트남 약국체인 쭝선파마가 협업으로 오픈한 티엔장성 고꽁시에서 현지최초의 ‘편의점-약국 결합’ 컬래버레이션 매장 1호점. (왼쪽부터) 문현진 GS25베트남 점포개발팀장, 최금성 GS25베트남 법인장, 이인덕 동화약품 부사장, 마이 투이 년 GS25베트남 대표, 노웅호 쭝선파마 법인장, 김수걸 쭝선파마 관리담당 부장 등이 개점식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성공적 운영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동화약품)  

Q. 한국기업인 동화약품과는 숍인숍 형태의 컬래버레이션을 시작했습니다. 사업진행 경과는 어떻습니까?

"베트남 띠엔장성 고꽁시와 롱안성 떤안시에 각각 1, 2호점을 오픈하며 진행된 동화약품 쭝선파마와의 협업은 고객층 차이로 인해 시너지 효과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중장년과 청소년 고객이 공존하는 입지를 중점적으로 H&B(헬스&뷰티) 상품 중심으로 상품군을 재구성할 계획입니다.

또한 신규 출점 시에는 청소년층과 중장년층이 균형 있게 분포된 주택가 입지, 쭝선파마와 GS25 두 업체의 트래픽이 동시에 발생할수 있는 병원 상권을 중심으로 점포 개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양 업태 간 보완 관계를 극대화하고, 숍인숍 모델의 실질적인 시너지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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