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에 위치한 강원특별자치도 베트남본부 사무소에 설치된 로비 사인. (사진=이승윤)
 호치민시에 위치한 강원특별자치도 베트남본부 사무소에 설치된 로비 사인. (사진=이승윤)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 2017년 호치민시에 베트남본부를 개소하며 양 지역 간 교류와 도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단순한 친선 교류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 협력과 수출 확대를 목표로 운영되는 이 사무소는 현지 시장에 적합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며 기업들의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

호치민에서 만난 연송흠 강원특별자치도 베트남본부장은 “사무소는 강원도 기업들의 든든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의료·바이오·화장품·식품 등 유망 분야에서 더욱 큰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Q. 강원도 호치민 사무소의 설립 배경과 핵심 역할은 무엇인가요?

강원특별자치도는 베트남의 각 지방자치단체와 우호 협력을 위한 문화·관광·체육 등 친선 교류와 도내 생산 제품의 베트남 수출 지원을 목적으로 지난 2017년 6월 호치민시에 베트남 본부를 개소하였습니다.

Q. 강원도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돕는 구체적인 지원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저희는 매년 초 베트남 전시 일정을 먼저 조사해 강원도 기업에 공유하고 있습니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에게는 관심 바이어를 사전에 발굴·매칭해 드리고, 전시 제품이나 홍보 자료의 사전 운송, 공항 픽업, 통번역, 현장 조사 동행 등 필요한 부분을 폭넓게 지원합니다.

또 전시회가 끝난 뒤 실제 수출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진성 바이어와의 세부 회의에서 통역을 제공하고, 제품 소개 자료 번역도 지원합니다. 단순히 ‘전시회 참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속 단계까지 밀착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현지 바이어를 통한 직접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시장 상황과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현지 바이어가 인허가와 제품 마케팅을 직접 지원하면 시장 공략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 시범 사업으로 시작한 것인데요. 앞으로도 이런 직접 사업을 확대해 실질적인 성과 창출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 베트남본부 내 한켠에 차려진 강원도 소재 기업들의 제품 진열장. (사진=이승윤)

Q. 사무소를 통해 최근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강원도 기업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네, 대표적으로 두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먼저 ㈜유스테이션의 경우, 가정용 헬스케어 장비를 베트남에 수출하기 위해 인허가 절차가 필요했는데, 저희가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베트남센터와 연결해 드렸습니다. 이를 통해 인허가를 취득했고, 그 결과 약 3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씨월드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현지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저희가 베트남 내 대형·소형을 아우르는 전국 단위 유통망을 갖춘 기업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현재 해당 유통기업과의 계약이 성사 단계에 있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진출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강원특별자치도 베트남본부에 진열 중인 도내 기업 신성바이오팜의 콜레르 콜라겐 화장품. (사진=이승윤)
강원특별자치도 베트남본부에 진열 중인 도내 기업 신성바이오팜의 콜레르 콜라겐 화장품. (사진=이승윤)

Q. 최근 1~2년 사이 베트남 현지 시장에서 체감한 산업 트렌드나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요?

크게 세 가지 흐름을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의료 분야입니다. 베트남 경제가 성장하면서 개인 소득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의료기기를 넘어 헬스케어 장비, 빅데이터 및 AI가 접목된 첨단 의료기기 등 차세대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둘째로는 스마트 농업입니다. 급격한 도시화로 농촌 인구가 줄어들면서 일손을 대신할 스마트 농업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농산물의 품질 관리와 규격화, 생산력 향상을 위해 첨단 제어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농업 솔루션에 주목하고 있으며,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위해 유기질 비료나 액상 제품에 대한 수요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성향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개인 소득이 늘면서 과거처럼 저가 제품만을 찾는 경향에서 벗어나, 가격보다는 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와 혜택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얼마나 싸냐’가 아니라 ‘나에게 어떤 만족을 주는가’가 구매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강원도 식품 유통 기업 평창팜이 판매 중인 곤드레국수 제품. (사진=이승윤)
강원도 식품 유통 기업 평창팜이 판매 중인 곤드레국수 제품. (사진=이승윤)

Q. 베트남 현지에서 강원도 기업에 특히 잘 맞는 산업 분야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혹은 강원도 내 어떤 도시나 산업군이 베트남 진출에 더 유리하다고 느끼시는지요?

여러 분야가 있지만 의료, 바이오, 화장품, 아기용품, 식품 분야를 특히 주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의료 분야는 베트남의 의료시설 수준과 전문 의료 인력 현황을 고려할 때, 인공지능을 접목한 진단·처방용 의료기기 수요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바이오 분야 역시 코로나19 이후 국민들의 생활습관이 크게 바뀌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일상화되었고, 바쁜 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1회 복용으로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분야도 유망합니다. 베트남은 고온다습한 기후와 잦은 스콜로 인해 땀과 비에 노출되는 환경이 일반적이라, 땀과 물에 강한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많습니다. 색조 화장품보다는 선크림, 주름 개선, 미백 등 기능성 제품이 선호되며, 강원도 기업인 ㈜디에프치코리아의 수성 선스틱은 기존 유성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틈새시장을 공략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출산율 감소로 인해 자녀 수는 줄었지만, 오히려 품질 좋은 아기 용품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점도 눈에 띕니다.

끝으로 식품 분야도 강원도 기업에 적합합니다.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식문화를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거나 베트남 음식과 융합한 콜라보 레시피를 만든다면 안정적인 시장 진입과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춘천 닭갈비를 현지에서 가공·판매하거나 베트남 쌀국수 육수에 강원도 황태 진국을 접목하는 방식이 시도되고 있고, 베트남 진출을 계획 중인 기업에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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