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웅호 동화약품 베트남 법인장 “126년 창사 이래 첫 해외투자, 베트남을 택한 이유” 1부

126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화약품의 창사 이래 첫 해외 투자. 동화약품이 2023년 베트남 약국 체인 ‘중선파마’의 지분 51%를 인수하며 선택한 행보는 국내 제약업계는 물론 현지 시장에서도 적잖은 주목을 받았다. 

동화약품은 다른 국내 제약사와 달리, 과감한 ‘M&A’전략을 통해 빠른 현지화 전략으로 베트남 시장 안으로 깊이 침투하며, 기존과는 차별화된 진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은 잇따른 가짜 의약품과 불량 건강기능식품 문제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중선파마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문 약사의 복약지도와 철저한 품질관리를 바탕으로, 단순한 약국을 넘어 ‘신뢰를 파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노웅호 동화약품 베트남 법인장은 중선파마를 고객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가족처럼 지역민의 건강을 살피는 친숙한 약국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그를 호치민 현지에서 만나 베트남 진출 배경부터 대표 제품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 현지 이슈에 대한 대응까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동화약품은 지난 2023년 베트남 약국 체인인 중선파마의 지분 51%를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당시 창사 이래 첫 해외 투자일 뿐만 아니라 기존 제약사들의 진출 방식과는 달라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베트남 시장 진출 배경과 파트너십 또는 현지 법인 설립이 아닌 M&A를 택한 구체적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특히, M&A 과정에서 중선파마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나 기준이 있었는지, 그리고 당시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동화약품은 지난 2018년부터 베트남 제약 시장 및 유통에 대한 분석을 꾸준히 진행해 오면서 시장 진출 기회를 탐색 해왔습니다.

현지 제조를 통한 판매나 수입 유통 방식 등 다른 국내 제약사들과 달리 당사가 M&A를 선택한 배경은 빠르게 성장 중인 베트남 의약품, 건강 및 뷰티 시장에 발맞춰 해외 유통망을 확보하여 동화약품의 대표 상품들을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법인 형태의 약국사업이 허용되는 점과 향후 의료 시스템 전산화 및 디지털 전환에 따른 체인형 약국의 성장 기회가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중선파마를 선택하게 된 주요 이유로는 1300여명의 전문 약사 컨설팅 역량과 베트남 약국 체인으로는 최장 기간인 28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유력 브랜드였던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당시 중선파마가 껀터를 기반으로 메콩델타 전역에서 높은 품질과 서비스로 신뢰받는 지역 약구 유통 체인 강자였기에 향후 시너지를 고려해 중선파마를 M&A하게 되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이라면, 인수 후 안정화 기간 동안 로컬 패밀리 비즈니스 기업이었던 중선파마를 철저한 경영 관리 투명성 확보와 프로세스 명확화, 법적 사항을 준수하는 외국 기업으로 개선이 불가피했던 점을 꼽을 수 있겠네요.

Q. 동화약품은 2023년 당시 140여 곳이던 중선파마의 약국 체인을 불과 2년 만에 약 230곳까지 늘려 현지 4위 약국 체인에 올려놓았습니다. 이렇게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하신 배경과 핵심 출점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또한, 점포 확장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지역(대도시 집중 또는 지방 확대 등)과 이러한 확장이 수익성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간략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당사의 인수 당시 중선파마는 자금 이슈로 투자가 부족해 추가적인 성장 한계에 봉착했던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모기업인 동화약품은 자본력을 활용하여 중선파마를 메콩델타 전역 1등 약국 체인으로 입지를 공고히하는 한편, 호치민을 비롯한 동부 지역 확장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고자 하는 전략을 동시적으로 시행해왔습니다.

현재 당사는 이미 진출한 도시의 플래그십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스탠다드, 미니 형태의 중소형 매장을 지역 소도시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당사는 이 같은 전략을 통해 메콩델타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고 신뢰받는 약국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있으며, 의료 인프라 시설이 부족한 지방 소도시에서 병원을 대신해 우리 가족처럼 지역민의 건강을 케어하는 약국 이미지를 각인시켜 내방 횟수를 자연스럽게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매출 및 수익이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Q. 베트남 내 동화약품의 주요 제품군으로 활명수, 판콜, 잇치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제품의 현지 인지도 및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요? 특히 각 제품별로 베트남 현지에서 가장 주효했던 마케팅 전략이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소비자 반응 사례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현재 동화약품은 중선파마를 통해 까스활과 홍삼골드, 산삼배양근액, 글루타치온 등의 주요 제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으며, 말씀주신 판콜이나 잇치 등 다른 유명 제품들도 현지 소비자들에게 단계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등록 절차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당사는 베트남 소비자 분들이 동화약품 제품을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매장 레이아웃 리노베이션을 통해 각 매장에 K-헬스&뷰티존(K-Health & Beauty zone)을 설치했고, 특히 현지 소비자 분들에게 잘 알려진 ‘Ginseng’의 경우, 당사 제품 중심으로 시인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별도 매대 코너를 마련해 판매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현재 중선파마 각 매장 전문 약사 분들은 각 제품의 효능을 소비자에게 잘 전달하고자 까스활의 경우 ‘소화’, 홍삼골드는 ‘면역’이라는 주요 키워드로 복약지도에 나서고 계시는데요. 전문 약사의 대면 컨설팅과 시음을 통해 트라이얼(Trial)을 높인 결과, 가격과 품질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고객 반응을 얻을 수 있었고, 그 결과 만성 질환자 분들 뿐만 아니라 반복 구매에 나서는 일반 소비자 분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Q. 베트남은 의약품 수입 및 유통 관련 규제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며, (예: 등록 절차, 허가 기간, GMP 인증 등) 이러한 어려움을 동화약품은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고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베트남 내 제품 등록 절차는 여러모로 까다롭게 진행되고, 과정상 예상치 못한 이슈에 직면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각 원료 성분명을 베트남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오류 등이 발생하여 재등록 하는 등 당초 계획한 일정보다 지연되는 일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당사는 이렇게 다양한 절차와 이슈를 해결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그리고 안전한 등록 절차를 밟고자 경험이 많은 전문 디스트리뷰터와 협업해 관련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가짜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이 잇따라 적발되며 사회적 이슈가 된 상태입니다. 정부 또한 이러한 점을 고려해 제품 등록에 대한 절차 및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중선파마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믿을 수 있는 약국 체인임을 알리기 위해 ‘100% 정품 캠페인’을 진행하며 고객 분들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동화약품은 베트남 주요 정부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변화하는 법규와 트렌드에 맞춰 사전 정보 입수 및 대책을 조기에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Q. 장기적인 현지화 전략 측면에서, 베트남 내 현지 생산 설비 도입이나 OEM(위탁생산) 추진 계획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만약 계획이 있다면, 현지 생산/OEM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과 예상되는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당사의 중장기 전략에는 주요 제품이 성공적으로 현지 시장에 안착해 동화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시점에 사업 성장 가속화를 위해 현지 생산 설비 도입이나 OEM을 추진할 계획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베트남 현지의 경쟁력 있는 제조원가와 동화약품의 R&D, 생산 기술력을 통해 확보한 높은 품질력의 결합은 베트남 소비자 분들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 양산으로 이어져 전국적으로 지역을 확대함과 동시에 수익성 있는 성장 모델이 구축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