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비나=오정희 기자/ 호치민 이승윤 기자] 1993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신한은행은 30년 넘는 시간 동안 현지법인 전환과 두 차례의 인수합병(M&A)을 거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그 결과, 현재 베트남 전역에 54개 지점을 보유한 외국계 1위 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전체 대출의 60%가 리테일 부문에서 발생할 만큼, 현지 개인 고객 기반을 탄탄히 다지며 ‘친숙한 현지 은행’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에는 양적인 성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질적 전환 중심의 현지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주거래 고객 비중 확대와 안정적인 자금조달력 확보를 통해 장기적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호치민 현지에서 베트남 신한은행 허정철 부법인장을 만나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배경과 현지화 전략, 앞으로 베트남에서 신한은행의 다음 행보 등을 자세히 들어봤다.

호치민시에 위치한 베트남 신한은행의 한 지점. (사진=이승윤)

Q. 신한은행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게 된 배경과 함께, 현지 법인 설립 이후 주요 전환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지점 수 및 조직 구성, 지역별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함께 설명 부탁드립니다.

“신한은행은 한-베 수교 이듬해인 1993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뒤 2009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였습니다. 이어 2011년 신한비나은행과의 합병, 2017년에는 ANZ은행의 리테일 부문 인수를 통해 현지 영업 기반을 확고히 다졌습니다.

현재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전역 54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내 2개 지점 추가 신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점은 주로 하노이와 호치민, 하이퐁, 다낭, 껀터 등 베트남 5대 도시와 한국계 기업들이 진출한 주요 공단에 분포해있는데, 이는 리테일 및 기업 금융의 균형 성장 전략에 따른 것입니다.

이러한 전략의 결과로 현재 신한베트남은행 전체 대출 자산의 60%는 리테일, 40%는 기업대출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상태입니다.”

Q. 베트남 금융시장 내에서 신한베트남은행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베트남 신한은행은 자산 및 손익면에서 베트남 시장 내 46개 상업은행 중 20위 정도 중위권 은행에 위치해 있으나, 시장 점유율은 1~2% 수준으로 높지 않은 편입니다.

규모면에서 현지 대형 은행과의 경쟁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나, 외국계 은행으로서 이 같은 선전은 모행의 선진 금융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사업에 있어 ‘글로벌 매트릭스’(Global Matrix)라는 제도를 통해 모행의 전문화된 금융 지식과 노하우를 현지 사업부에 전파하고, 베트남 사업을 직접 추진·관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GTC(환율·파생상품 손익확대) ▲GTB(글로벌 금융기관 대상 론 영업·공급망 금융상품, 서비스 발굴 추진) ▲GIB(투자은행(IB) 사업 확대 및 주선 경쟁력 강화) ▲GCD(해외 수탁사업) 등 4G 비즈니스를 들 수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고객 서비스 다변화와 경쟁력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있습니다.”

베트남 신한은행의 한 지점 내부 모습. 

Q. 최근 베트남 중소기업 대상 금융에서 최고 성장 은행으로 선정됐다고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 성과를 가능하게 만든 핵심 요인은 무엇인가요?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과 교민 고객 기반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 확장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이에 베트남 신한은행은 작년부터 현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소호(SOHO)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기업에 비해 금융 서비스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소상공인 고객에게 특화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기획한 것으로, 지속적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신한CM(자산관리솔루션), 카드결제, POS사업을 추진하여 소호 고객군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Q. 최근 공식 출시한 신한 CMS(기업용 스마트 자금관리 솔루션)를 포함한 디지털 전환 전략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중소기업 금융 지원 측면에서는 어떤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개선하셨는 지도 궁금합니다.

“베트남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략 키워드는 ‘고객 편의성’입니다.

CMS를 비롯해 최근 추진 중인 QR결제와 POS사업 등은 새로운 타깃 고객층은 중소기업(SME), 소호 고객에 디지털 방식을 통한 편의성 제공을 목표로 한 것으로, 고객 편의를 강화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이체와 조회 서비스부터 UI/UX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으며, 동시에 SME·SOHO 고객의 결제 및 자금관리 업무에 대한 편의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신한은행의 한 지점 내부 모습. 

Q.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통합 본부를 운영 중인데, 은행 외 계열사와의 시너지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나요?

“현재 베트남에는 은행과 카드, 증권, 보험, 데이터시스템 등 5개 계열사가 현지 법인 형태로 진출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22년 신한라이프베트남이 사업을 개시하면서 모든 계열사가 리테일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는데요. 이에 기존 은행 리테일 고객 기반을 계열사와 공유해 사업을 확대하고, 고객 분들께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에는 은행의 모바일뱅킹앱을 통한 증권계좌 개설 및 거래, 보험상품 가입을 지원하는 등 계열사 연계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Q. 베트남 신한은행은 베트남 현지 금융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향후 베트남 진출을 검토 중인 국내외 금융기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시장 진입 전략이나 베트남 금융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인허가 절차 등 사전 준비 측면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제공하실 수 있을까요?

“한국계 금융기관들의 글로벌 사업을 살펴보면, 대부분 한국 지상사들이 진출한 지역에 동반 진출해 자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프로젝트 기반의 IB사업, 또는 금융기관 간 신용 공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글로벌 사업의 경우, 해당국 법제도와 대한 이해와 복잡한 인허가 이슈 등 제도 및 관리 측면뿐만 아니라 현지 문화와 관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사안은 단기간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기에 성공적인 현지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해당 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지속하고, 장기간 투자와 경험을 통해 스스로 돌파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됩니다.”

지난 14일 호치민시 1군 응웬후에보행자거리에서 열린 '현금없는 날' 행사 당시 참여한 신한베트남은행의 부스. 

Q. 디지털 전환, 고객 기반 확대, 또는 현지화 전략 등 여러 키워드가 언급되는데, 신한베트남은행이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전략적 변화나 도약 과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과 교민 사회 등 캡티브 마켓뿐만 아니라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 확대가 필요합니다.

베트남 신한은행은 그동안 지속적인 현지화 전략을 시행해왔고, 그 결과 오늘날 대출자산의 약 80%가 현지 고객, 전체 임직원 중 현지 직원 비율도 98%에 달할 만큼 사업과 인력 모두에서 성공적인 현지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과거 현지화 전략이 양적인 부분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거래 다변화, 주거래 비중 확대, 안정적인 자금 조달원을 조성하는 등 질적 발전에 주안점을 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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